유로존 경기 침체로 아시아에 거주하는 외국인의 만족도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22일(현지시각) 워싱턴포스트는 HSBC가 최근 조사한 '외국인이 살기 좋은 나라' 순위를 인용해 보도했다. 스위스가 1위에 올랐고, 싱가포르와 중국이 뒤를 이었다. 10위 안에 이름을 올린 유럽 국가는 스위스와 독일(4위) 둘 뿐인데 반해 아시아 국가는 태국(7위)과 대만(8위), 인도(9위), 홍콩(10위) 등 6개나 됐다.
HSBC는 이번 조사를 위해 총 100개국의 외국인(거주 국가와 국적이 다른) 9288명을 상대로 소득과 삶의 질, 육아 환경의 3가지 조건에 대한 만족도를 조사했다. 그 중 국가별로 응답자가 100명이 넘은 34개국만 추려 순위를 매겼다. 우리나라는 응답자 수 부족으로 순위에서 제외됐다.
그 결과 미국(30위)과 이탈리아(31위), 영국(33위), 프랑스(23위)와 스페인(24위) 등 서구 선진국들이 하위로 조사된 반면 바레인(5위)과 카타르(13위), 베트남(16위)과 말레이시아(18) 등 중동과 동남아시아 국가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이집트는 34위로 최하위의 불명예를 안았고 일본은 18위를 기록했다.
1위에 오른 스위스의 경우 응답자 중 연수입 20만달러 이상 고소득자 비율이 25%나 됐다. 여기에 더해 스위스의 청정 자연환경과 앞선 육아문화도 높은 점수를 받은 요인인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는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경제력 성장을 바탕으로 한 아시아 국가의 급부상”이라고 덧붙였다. HSBC는 관련 보도자료에서 “아시아 국가 응답자의 19%는 연수입이 20만달러가 넘었고, 자국에서 지낼 때보다 가처분소득이 늘었다고 응답한 비율이 65%나 됐다”고 전했다.
하지만 소득을 제외한 나머지 두 부문에서 아시아 국가에 대한 만족도는 상대적으로 낮았다. 전체 3위를 차지한 중국은 소득 분야에서 1위를 차지했지만 삶의 질과 육아 부문에서는 10위 안에도 들지 못했다. 반면 전체 순위 6위의 뉴질랜드는 소득에서 10위에 들지 못했지만 나머지 두 분야에서 모두 1위에 올라 대조를 이뤘다.
아시아에서는 싱가포르가 경제(3위), 삶의 질(3위), 육아(5위) 각 부문에서 모두 상위에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