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켈란젤로의 시스티나 성당 천장화.

바티칸 교황청이 시스티나 성당의 연간 방문객 수를 600만명으로 제한하기로 했다. 르네상스의 거장 미켈란젤로 부오나로티가(1457~1564)가 그린 천장 벽화인 ‘천지창조’를 보호하기 위해서다.

성 베드로 성당의 부속 성당 격인 시스티나 성당은 다른 성당과 견줘볼 때 규모가 비교적 작지만, ‘천지창조’가 갖는 상징성이나 유명세 때문에 관광객이 대거 몰려 그동안 관광객 숫자를 제한해야 한다는 지적이 많았다. 관광객들이 내뿜는 땀과 이산화탄소로 500년 전 그려진 프레스코 벽화의 훼손이 심각하다는 이유에서다.

교황청은 올해 6월 시스티나 성당에 에어필터가 탑재된 공기 정화 시스템 등을 설치하며 필사적으로 벽화 보호에 나선 상황이다. 교황청 측은 벽화 훼손이 지금보다 더 심해질 경우 사전 예약제를 통해서만 관광객의 입장을 허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일부에서는 600만명도 ‘한계 수준’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시스티나 성당의 천장화는 구약성서 창세기의 내용을 근거로 한 천지창조를 아홉개 패널로 나눠 상상해 그린 것으로, 천장 전체에 그려져 있는 그림은 보는 이를 압도한다. 이 때문에 시스티나 성당은 일년 내내 관광객이 끊이지 않는다. 새 교황을 뽑을 때 열리는 ‘콘클라베’가 열릴 땐 일일 방문객 수가 2만명에 달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