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혜린 기자] 가수 서태지의 음악이 '마냥' 예쁠 리는 없었다.
서태지가 11일 '소격동' 디렉터스컷 뮤직비디오까지 공개하면서 이 곡의 메시지를 모두 풀어놓았다. 지난 2일 아이유 버전, 10일 서태지 버전을 연이어 공개하고 뮤직비디오를 무려 세편이나 공개한 이 곡은 단순히 1980년대를 예쁘게 추억하는 노래가 아니었다.
서태지가 자랐다는 소격동을 소재로 하고 있지만, 얼핏 앞뒤가 맞지 않는 가사, 다양한 함의가 있을 것 같은 표현 등이 보다 더 복합적인 텍스트를 암시한 상태.
디렉터스컷에서는 당시 불안정한 시국에 한 소녀가 어떤 시련을 겪었는지가 좀 더 드러났다. 시대상을 암시한 듯한 등화관제를 소재로 쓰고, 모든 불이 꺼진 밤 가족 중 누군가 끌려가는 현실 앞에 소녀가 상처를 입는 모습이 나타났다. 아마도 동네에 흉흉한 소문이 있었을 소녀와 가까워졌던 소년은 당시엔 아무 일도 할 수 없었다가 이제야 그 자리를 다시 찾아 슬픈 얼굴로 회상에 잠긴다.
그 슬픈 얼굴이 정확히 어떤 것인지는 해석하기 나름. 소녀에 대한 그리움일 수도 있고, 당시 상황에 대한 미안함일 수도 있고, 아직도 해결되지 않은 것에 대한 안타까움일 수도 있다.
이 스토리는 마치 동요처럼 부른 아이유의 창법으로 애잔한 느낌을 더욱 살린다. 서태지가 유통사인 CJ E&M의 협조를 얻어서까지 로엔엔터테인먼트 소속의 아이유를 파트너로 찍었는지 충분히 알만하다.
서태지 버전은 아이유의 톤과 전혀 위화감 없이 연장선상에 있으면서 보다 더 슬프고 아련한 느낌을 더해, 곡의 메시지를 더욱 강화한다.
이 곡을 둘러싼 다양한 해석에 서태지 측은 별도의 설명을 내놓지 않고 있는 상태. 해석은 팬들의 몫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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