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병언(사망) 전 세모그룹 회장의 '금고지기'라 불릴 만큼 재산 관리에 큰 역할을 해온 측근 김혜경(52) 한국제약 대표가 자신과 일가친척 명의로 갖고 있는 재산이 415억원 규모인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지검은 9일 김씨 및 일가친척 재산이 전국에 산재한 부동산 80필지 284억원 상당, 세모그룹 계열사 비상장 주식 120억원 규모, 예금 11억원 등이라고 밝혔다. 검찰은 이 중 시가 104억원어치 땅 10곳(7만4114㎡)과 비상장 주식 120억원어치를 유씨의 차명 재산으로 보고 가압류해 놓은 상태다. 또 강원 강릉시와 경기 평택시에 있는 땅 등도 유씨의 차명 재산으로 보고 가압류를 추진 중이다. 하지만 김씨는 검찰 조사에서 이들 땅과 주식이 유씨 차명 재산이 아니라 자신의 돈으로 사모은 재산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일단 회사 돈 21억원을 횡령·배임하고 5억원대의 세금을 내지 않은 혐의로 이날 김씨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김씨를 구속한 상태에서 수사를 진행해 그가 알고 있는 유씨 차명 재산 파악에 집중할 계획이다. 수사 진행에 따라 김씨의 횡령·배임 액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검찰에 따르면, 김씨는 회사 돈을 빼내 자신과 친인척 명의로 부동산을 사고, 유병언씨가 찍은 사진을 비싸게 사들여 회사에 손해를 끼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또 한국제약에서 생산하는 스쿠알렌의 매출액을 줄여 신고해 세금을 덜 낸 혐의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김씨는 지난 3월 미국으로 건너간 뒤 세월호 사고에 따른 검찰 소환에 응하지 않다가 미국 국토안보수사국 수사관들에게 체포돼 지난 7일 국내로 송환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