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최나영의 연예토피아] 격정멜로가 생각만큼 뜨겁지 않다.
올해 극장가에서 주목 받은 격정멜로 장르가 폭발력을 지니고 있지 못한 모습이다.
사랑이 꽃피는 봄날 5월에 격정 멜로의 포문을 연 '인간중독'(김대우 감독)은 관객 144만여명(영진위)이라는 소기의 성적을 거뒀으나 예상을 뛰어넘는 성적을 거두지는 못했다.
'인간중독'은 베트남전이 막바지로 치달아가던 1969년, 엄격한 위계 질서와 상하 관계로 지배되는 군 관사 안에서 벌어진 러브스토리를 담은 영화. 베트남전에서 말 못한 상처를 입고 돌아온 엘리트 군인 김진평(송승헌 분)과 부하의 아내 종가흔(임지연 분)의 치명적인 사랑을 그렸다.
물론 '조각미남' 송승헌의 변신, 신예 임지연의 발견이란 미덕이 있다. 하지만 '음란서생', '방자전'을 만든 김대우 감독의 차기작이란 점에서 큰 기대감이 독이 됐는지, 베일을 벗은 영화는 호불호가 나뉘었으며 전반적으로 대중 취향을 저격하는 데 성공하지는 못했다. 김대우 감독의 전작들에서 보여준 도발적이면서도 재기발랄한 감각이 아쉬웠다는 것이 중론.
이어 6월 개봉한 '황제를 위하여'(박상준 감독)는 장르 자체가 격정 멜로는 아니였지만, 주인공인 배우 이민기와 이태임의 농염한 정사신으로 큰 화제를 모은 작품인 만큼 올해 격정 멜로의 라인에 섰다.
부산을 배경으로 '이긴 놈'만 살아남는 도박판 같은 세상에서 서로 다른 황제를 꿈꾸는 두 남자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이민기와 배우 박성웅의 시너지는 무게감이 있었지만, 온라인을 달군 이민기와 이태임의 멜로는 오히려 공개 후 시들한 반응을 얻었다.
단순히 아쉬움을 넘어 여성 캐릭터 활용에 실패한 케이스라는 혹평이 주를 이뤘다. 부산의 불법 도박판과 사채업계 남자들의 이야기를 그린 이 영화에서 이태임은 유일하게 비중 있는 여성 캐릭터지만 존재감은 미미했고, 이슈몰이를 한 베드신도 조악한 수준이었다는 평이 대부분이었다.
그런 점에서 2일 개봉한 '마담 뺑덕'(임필성 감독)은 정사 장면이 역시 화제를 모으지만 캐릭터의 감정선이 두드러지는 영화다. 물론 관객 평이 갈리지만 임필성 감독의 공들인 터치가 눈에 띈다. 송승헌-정우성, 그리고 신예 임지연-이솜이란 구도로 공개 전부터 '인간중독'과 나란히 비교되기도 했다.
그러나 '마담뺑덕'의 흥행 성적은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 같은 날 개봉한 '제보자', '슬로우비디오' 뿐 아니라 외화 공포영화 '애나벨'에 밀리는 상황. 2일 개봉해 6일까지 전국 31만 2213명을 모았다. 티켓 파워를 지닌 배우와 사전 관심에 비해 아쉬운 성적임은 부정할 수 없다.
한 영화 관계자는 "파격 노출과 수위 높은 장면이 있는, 휘몰아치는 격정의 드라마가 극장가에서 사전 기대만큼 화제를 모으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오히려 올 해 안방극장에서는 치정 멜로물인 JTBC '밀회'가 화제를 모은 것과는 반대의 경우"라며 "단순히 장르의 문제가 아니라 대중의 코드와 접점을 찾지 못했다는 데 그 이유가 있겠다. 그래도 배우의 틀을 깨는 새 도전과 주목할 만한 신예의 발견은 의미있는 부분"이라고 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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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 영화 포스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