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대통령 경호를 맡는 '비밀 경호국'의 영어 이름은 '시크릿 서비스(Secret Service·SS)'다. 직역한다면 '비밀국' '비밀기관' 정도이다. 실제로 시크릿 서비스는 전시(戰時)에 비밀 정보를 다루는 군(軍)기관을 지칭하기도 한다.

대통령 같은 최고 요인(要人)을 은밀히 경호한다는 뜻으로 '비밀'이라는 단어를 넣은 것 같지만, 다른 나라의 비슷한 기관을 보면 그렇지도 않다. 영국에서 여왕·수상 등 요인 경호를 수행하는 곳은 경찰청 특수부 경호국(Protection Command)으로 '비밀'이 붙지 않는다. 일본에서도 경시청 수사부 경호국일 뿐이다. 왜 미국 대통령 경호 기관 명칭에만 유독 '비밀'이 붙는 것일까?

원래 미국 비밀경호국(SS)이 전시의 비밀국처럼 은밀하게 활동하는 정보·수사 기관이었기 때문이다. SS는 에이브러햄 링컨 전 미 대통령이 남북전쟁 직후인 1865년 광범위하게 퍼진 위조지폐를 뿌리 뽑기 위해 만들었다. 이후 기능이 확대된 SS는 미 연방수사국(FBI)이 생긴 1908년 이전까지, 금융 범죄는 물론 국내 첩보 수집, 간첩 수사까지 맡았다. 1901년 윌리엄 매킨리 대통령이 암살된 뒤, SS가 대통령 경호를 맡게 된 것도 막강한 정보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후 SS의 수사 기능이 FBI에 이어 미국 주류·담배·화기 단속국(ATF), 이민세관단속국(ICE) 등으로 이관되면서, 대통령 경호가 SS의 주요 임무가 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