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김경주 기자] 배우 조정석이 그의 이름 석 자를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영화 '건축학개론' 속 납뜩이를 능가하는 모습으로 영화 팬들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1990년 동명의 영화를 리메이크한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철부지 남편 영민 역을 맡은 조정석은 미워할 수 없는 영민의 모습을 그려내며 '납뜩이'보다 귀엽고 사랑스러운 캐릭터를 만들어냈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4년간의 연애 끝, 결혼에 골인한 신혼부부 영민과 미영(신민아 분)의 이야기를 통해 누구나 한번쯤은 고민해봤을 결혼에 대한 이야기를 전하는 현실밀착형 로맨틱 코미디. 조정석이 분한 영민은 고개만 돌리면 있을 법한, 지극히 평범한 대한민국 '보통 남자'로 친구들 앞에선 허세를, 하지만 아내 앞에선 기죽는 귀여운 철부지 남편을 연기해냈다.

요리하는 아내, 잠을 자는 아내, TV 보는 아내 등 어떠한 아내의 모습에도 바지를 훌렁훌렁 벗으며 애정을 표하는 신혼생활의 행복함은 물론, 다른 여자의 가슴과 다리에 자꾸 눈이 가는 이상한 자신에 혼란스러워하는 모습, 다른 남자와 환하게 웃는 아내의 모습에 질투를 느끼는 철부지 남편 등 조정석이 만들어낸 영민은 귀여움 그 자체다.

특히 원작에서도 등장하는, 질투가 만들어낸 짜장면 참극은 영민의 미워할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제대로 보여주는 장면. 아내가 다른 남자와 환하게 웃으며 이야기를 하고 난 뒤 짜장면을 먹으러 간 영민은 아내의 말 하나하나에 토를 달며 '나 삐졌소'를 대놓고 드러내는가 하면 아내의 얼굴을 짜장면 그릇에 박아 넣는 참사를 만들어낸다.

특히 이 장면을 더욱 맛깔나게 만든 건 조정석의 애드리브 덕분. 조정석은 애드리브로 보는 이들의 배꼽을 잡게 만드는 장면을 만들어내며 영화의 재미를 더했다.

조정석은 뮤지컬 팬들 사이에선 유명한 배우였지만 그의 이름을 대중에게 확실히 각인시킨 것은 '건축학개론'의 납뜩이 역할이었다. 이제훈에게 키스에 대한 열변을 토하며 허세를 제대로 보여준 납뜩이는 '건축학개론'의 최대 수혜자로 떠오를 만큼 많은 사랑을 받은 캐릭터.

하지만 그 이후 조정석은 다소 주춤했다. 영화 '관상'을 통해 호평을 받긴 했지만 '역린', '강철대오:구국의 철가방', 드라마 '최고다 이순신' 등을 통해 그만큼의 호평을 이끌어내진 못했다.

그러나 이번만큼은 다르다. 오히려 '납뜩이'를 능가하는 모습이 보인다. '납뜩이'가 짧은 분량에도 강한 존재감을 드러냈다면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속 조정석의 영민은 많은 분량, 강한 존재감을 과시한다. 이쯤되면 '어게인 납뜩이'를 기대해도 좋지 않을까.

한편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오는 10월 8일 개봉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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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 나의 신부' 스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