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키 이스탄불의 고속버스터미널에서 벌어진 일이다. 사람들이 출발하려는 버스를 가로막고 노래를 부르고 있다. 터키의 국기를 든 사람들은 어쩐지 비장한 분위기다. 군대에 가는 젊은이를 배웅하기 위해 나온 가족들이다. 가족들은 노래를 부르고 나서 손을 흔들며 길을 열어 주었다. 버스에 탄 젊은 친구는 거수경례로 답한다. 벌써 군인이 다 된 듯한 기분인 모양이다. 알고 보니 고속버스터미널 여기저기에서 웅성거리던 모임이 모두 입영 환송식이었다. 눈물 흘리며 사진 찍는 것은 기본. 군대 가는 친구는 터키 국기를 등에 둘렀다. 친구들이 그를 목말 태우고 폭죽을 터뜨린다. 이 기회에 푼돈 좀 벌어보려는 악사들이 나타나 흥겨운 음악을 연주하니, 서로 어깨를 잡고 빙글빙글 돌며 춤을 춘다. 덕분에 1시간이나 늦게 출발한 버스를 기다리면서도 지루한 줄 몰랐다.
그런데 군복무 기간이 얼마나 길기에 이럴까? 이런, 12개월이란다. 터키는 군 복무가 의무인 세계 16개국 중 하나고 복무 기간은 얼마 전까지 15개월이었다가 12개월로 줄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