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기업용 소프트업체인 오라클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래리 엘리슨(70)이 사임 의사를 밝혔다. 그가 1977년 회사를 창업한 지 약 37년 만이다.
엘리슨 회장은 18일(현지시각) 오후 성명을 내고 자신의 ‘오른팔’과 ‘왼팔’격인 마크 허드(57) 대표와 사프라 캣츠(52) 최고재무책임자(CFO)가 공동 CEO를 역임할 것이며, 자신은 회사에 남아 최고기술책임자(CTO) 겸 이사회 의장을 맡겠다는 뜻을 밝혔다.
엘리슨 회장은 미국 정보·기술(IT) 업계에서 살아있는 전설로 통한다. 시카고 대학교 물리학과 출신인 그는 학교를 졸업하지 않은 채 오라클을 세운 이후 비약적인 성공을 거듭했다. 창업 당시 엘리슨이 갖고 있던 돈은 1200달러에 불과했지만, 현재 오라클의 시가총액은 1827억달러에 달한다. 데이터베이스 관리시스템을 비롯한 오라클의 소프트웨어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포함해 전 세계 27만개 기업이 사용한다.
래리 엘리슨은 지난해 7840만달러(약 810억원)의 연봉을 받아 100대 기업 CEO 중 연봉 1위를 기록했다. 주당 40시간 근무로 환산하면 시간당 3만7692달러(약 3900만원)를 번 셈이다. 미국 경제 주간지인 포브스 집계로는 세계에서 5번째로 부자다. 블룸버그 집계로는 개인재산이 460억달러에 달한다.
실리콘 밸리 역사상 가장 오랜 기간 CEO에 머물렀긴 했지만, 그의 사임 시점은 오라클의 실적 부진과 맞물려 있기도 하다. 오라클은 이날 2015년 회계연도 1분기 순이익이 21억9000만달러를 기록, 지난해 같은 기간의 21억8000만달러보다 소폭 하락했다고 발표했다. 매출은 80억6000만달러를 기록, 월가 예상치인 87억7000만달러를 밑돌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