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에도 독자가 많은 일본 작가 시오노 나나미(塩野七生·77·사진)가 일본군의 위안부 강제 동원을 부정하는 글을 월간지 '문예춘추(文藝春秋)'에 기고했다. 시오노는 1964년 이탈리아로 가 독학으로 르네상스와 로마사를 연구해 '로마인 이야기' '내 친구 마키아벨리' 등 많은 역사서를 냈다. 한국에도 번역 출판돼 베스트셀러가 됐다.

그는 위안부 피해자의 증언에 대해 "인간은 부끄럽거나 나쁜 일을 했다고 느끼는 경우에 강제적으로 어쩔 수 없이 했다고 주장하는 경향이 있다"면서 "스스로 반복해서 말하다 보면 스스로 믿게 된다"고 주장했다. 이어 "(위안부 피해자에게) 반복해서 질문해도 그 이상의 사실을 말하지 않고 울고 절규하고 바보 취급하지 말라고 화를 내고 끝날 가능성이 크다"고도 했다.

그는 위안부 문제를 집중 보도한 아사히(朝日)신문에 대해 "아사히는 (이런 보도가) 일본에 얼마나 폐해를 초래했는가를 고려하지 않았다"면서 "(위안부 문제가) 일본에 사는 일본인이 생각하는 이상으로 큰 문제가 돼 아시아는 물론 유럽과 미국인들도 관심을 갖게 됐으며 이런 변화는 수술(手術)이 불가피하다"고 했다.

그는 아사히가 최근 위안부를 강제 연행했다고 주장한 요시다 세이지(吉田淸治·사망) 관련 인터뷰를 뒷받침할 증거가 없다며 해당 기사를 취소한 것과 관련, "아사히의 고백이 (위안부 문제와 관련한) 외국 특히 미국의 분위기를 바꿀 기회가 될 수 있느냐 여부는 일본인의 대응에 달려 있다"고 했다. 또 "아사히 신문 관계자와 위안부 강제 동원을 인정하고 사과한 고노 담화 발표와 관련된 자민당 정치인들을 국회 청문회에 출석시켜 TV로 생중계해야 한다"고도 했다.

하지만 아사히는 여성 인권을 유린한 위안부 문제의 본질에는 변함이 없으며 일본군이 인도네시아에서 네덜란드 여성을 강제 연행하는 등 증거가 많다고 밝혔다.

시오노는 네덜란드 여성 동원 사건과 관련, "이 이야기가 확산되면 일본에 치명적일 수 있다"면서 "정부가 재조사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누가 위안부(慰安婦)라는 명칭을 붙였는지 알 수 없으나 참 상냥한 이름을 붙였다"면서 "위안이라는 단어는 고통을 위로한다는 의미이며, 종군 위안부라는 단어를 다른 언어에서 찾아봤지만 없었고, 그래서 영어로 번역하면 섹스 슬레이브(sex slave·성노예)가 된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