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현지시각) 사임 발표를 한 루카 디 몬테제몰로 페라리 회장이 올 3월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제네바국제모터쇼에 참석한 당시 모습.

이탈리아의 고급 스포츠카 제조사 페라리의 루카 몬테제몰로 회장이 다음 달 자리에서 물러난다. 몬테제몰로 회장은 1970년대부터 페라리와 함께한 '페라리맨'이다. 그의 갑작스러운 사퇴에 문책성 인사라는 평도 나오고 있다.

페라리를 보유한 피아트는 10일 발표한 성명에서 "몬테제몰로 회장이 10월 13일 물러나고 세르지오 마르치오네 피아트 최고경영자(CEO)가 페라리 회장직을 맡는다"고 밝혔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이 전했다.

지난주 피아트의 마르치오네 CEO는 한 회의에서 페라리가 세계 자동차 경주대회인 포뮬러 원(F1)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 데 대해 '용납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페라리가 2008년 이후 어떤 타이틀도 거머쥐지 못한 것은 슬픈 일이다"라고 말한 걸로 전해졌다.

마르치오네 CEO는 10일 성명에서 "몬테제몰로 회장과 나는 페라리의 미래에 대해 긴 이야기를 나눴다"며 "그와 나 모두 페라리가 경기장에서 완전한 잠재력을 발휘하길 원하긴 하지만, 지난 주말 대화를 통해 서로 생각의 차이가 확실해졌다"고 밝혔다.

몬테제몰로 회장은 별도의 성명에서 "1970년대 엔초 페라리 시절 외에도 23년 가까이 페라리 회장으로서 굉장히 멋지고 잊을 수 없는 시간을 보냈다"고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