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정유진 기자] 더 나쁜 남자는 누구일까? ‘연애의 발견’이 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려 하는 전 남자친구와 소도 양도 다 취하려는(?) 현재 남자친구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며 두 남자 사이에 놓인 주인공 정유미의 갈등을 더욱 심화시켰다.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연애의 발견'(극본 정현정 연출 김성윤, 이응복)에서는 냉전 끝 화해를 했음에도 다시 서로에게 비밀을 품게 된 연인 한여름(정유미 분)과 남하진(성준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한여름은 남하진에게 단단히 화가 났다. 남자친구가 자신의 앞에서 생즙 배달원인 안아림(윤진이 분)과 함께 있었던 것도 모자라, 화를 내는 자신의 앞에서 안아림을 데리고 떠났기 때문. 물론 그는 착한 남자친구를 믿었지만, 신경이 쓰이지 않을 수 없었고 그런 행동이 습관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자신의 옆에 있던 전 남자친구 강태하(에릭 분)을 이용한 질투작전을 펼쳤다.

그 사이 한여름을 여전히 사랑한다고 고백한 강태하는 이용을 당하면서도 그의 곁에 있고 싶어 했다. 과거 자신에게 무심했던 그를 미워하는 한여름은 전 남자친구의 그런 마음에도 냉담했다. 그럼에도 그는 “무상 애프터서비스라 생각하고 맘 편히 이용하라”는 그의 말에 “태하 씨도 좋은 점이 딱 하나 있었다. 태하 씨는 나한테도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한테는 더 못했다. 그게 나한테 잘해주면서 다른 사람들한테 잘해주는 것보다 훨씬 괜찮다”라고 칭찬을 하며 살짝 흔들리는 모습을 보였다. 새삼 전 남자친구와 현재의 남자친구를 비교해보게 된 것.

남하진은 자신이 잘못했음을 알지만, 자신의 앞에서 강태하와 떠나버린 한여름의 태도에 화가 났다. 때문에 그는 먼저 화해하기보다 강태하를 찾아 “나와 여름이 사이에 끼어들지 말라”며 끼어들 경우 “죽여버리겠다”고 경고했다. 그 사이 안아림은 남하진을 향한 짝사랑을 시작했다. 그는 남하진의 정체를 모른 채 이유 없이 잘해주는 이 남자를 좋아하게 됐다. 감정이 시작된 것은 자신 때문에 남하진과 한여름이 싸우게 된 그날부터였다.

강태하 역시 한여름에게 기울어지는 자신의 마음을 주체하지 못해 힘들어 했다. 한여름의 부름을 받은 후 몇 번의 망설임 끝에 그의 작업실에 도착한 강태하는 “왜 내가 아무것도 모를 때 나타나서 네가 나한테 잘해준 것도 모르게 했느냐, 지금 나타났으면 내가 얼마나 잘 해줬겠느냐. 매일 업고 다녔을 거다”라고 마음을 표현했고 “한여름 미안하다. 아버지 돌아가셨을 때 옆에 있어주지 못해서”라고 진심어린 사과를 하기도 했다.

남하진과 한여름의 다툼은 화해로 끝났지만, 두 사람 사이에 이미 싹트기 시작한 갈등의 씨앗은 뿌리 뽑히지 못했다. 남하진이 안아림과 함께 군산에 가기로 했던 약속을 지키기 위해 “세미나를 간다”며 얼떨결에 다시 한 번 한여름에게 거짓말을 하게 된 것. 이미 여러 번 남하진과 안아림의 모습을 목격했던 한여름인 만큼, 이번 일을 또 다시 발각하게 된다면 연인의 관계가 심각한 상황해 처해질 것은 불보듯 뻔한 일이다.

사실 주인공 네 사람은 누가 잘못이고 아닌지를 쉽게 따지기 어려울 만큼, 각각의 동기와 캐릭터가 분명한 인물들이다. 남자친구를 놓고 일명 ‘여우짓’을 한다며 친구들로부터 “못됐다”라고 욕을 듣기도 하는 한여름은 과거 연애 경험을 통해 사랑하는 사람의 마음을 사로잡는 법을 조금 더 연마했을 뿐이다. 무심함으로 한여름에게 상처를 줬던 전 남자친구 강태하는 연애에 서툴렀기에 그럴 수밖에 없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마음에 솔직하다. 여자 친구를 두고 다른 여자에게 신경을 쓰는 남하진은 사실 어린 시절 빚진 마음을 갖고 있는 고아원 동생에게 마음을 쓰는 것이라 마냥 '양다리를 걸친다' 욕할 수 없다. 그런 남하진을 좋아하게 된 안아림은 생활고로 힘든 삶 속에서 자신을 챙겨주는 남자에게 마음이 기울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 연민을 자아내기도 한다.

그럼에도 두 남자를 놓고는 많은 시청자들이 호불호를 드러내고 있다. 과거에는 못해주다 끝나고 나서 돌아와 현재의 연인관계를 위협하는 전 남자친구 강태하를 미워하는 이들이 있는가하면, 여자친구가 있음에도 다른 여자에게 잘해주는 남하진을 답답해하는 이들도 많다. 누가봐도 나쁜 남자인 강태하와 너무 착해 또 다른 의미의 나쁜 남자가 된 남하진, 둘 중 한여름이 선택할 사람은 누가 될까?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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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애의 발견'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