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년 전 조선시대. 전설의 피리 만파식적이 요괴 손에 넘어가자 신선들은 당대 최고의 도인 천관대사(백윤식)와 화담(김윤석)에게 도움을 요청해 요괴를 봉인한다. 만파식적은 반으로 쪼개져 두 도사가 하나씩 맡는다. 그 뒤 천관대사가 의문의 죽음을 맞고 피리 반쪽도 사라진다. 천관대사의 망나니 제자 전우치(강동원)가 범인으로 몰려 개 초랭이(유해진)와 함께 그림 족자에 봉인된다. 그리고 2009년 서울. 봉인된 요괴들이 다시 한 번 세상에 등장하고, 신선들은 내키지 않지만 전우치와 초랭이를 불러낸다.

충분히 신나고 적당히 유쾌한 한국형 히어로 무비다. 최동훈 감독 특유의 빠른 편집과 수다스러운 대사는 '전우치'에서도 여전하다. 전우치는 도술 실력은 뛰어나지만 사실 풍류와 여자에도 제법 관심 많은 젊은 도사. 강동원이 이 귀엽고도 근사한 배역을 맡아 화제가 됐다. 그는 아무래도 전형적인 꽃미남보다는 이렇게 개구진 소년이나 악당('군도: 민란의 시대') 역할이 더 잘 어울리는 것 같다. 송영창, 주진모, 김상호가 연기한 도사 삼인방이 이 영화에 웃음기를 불어넣는 일등공신이다. 장장 8개월 동안 서울·부산·대구·철원·전주·익산 등을 누비고 필리핀 보라카이 해외 촬영까지 대규모 로케이션을 소화한 작품이다. 출연진들은 도심 빌딩 숲에서의 와이어 액션은 물론 강남대로와 청계천, 명동 등 번화가에서 '도술'을 쓰며 다녔다. 단, 2009년에 개봉된 영화이기 때문에 컴퓨터 그래픽은 조금 어색할 수 있다. 136분. 12세 관람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