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준 전 대표의 둘째 딸 정선이(28) 씨의 결혼식은 지난 8월 14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정동제일교회에서 비공개로 치러졌다. 선이 씨는 정 전 대표의 2남 2녀 중 셋째로, 남매 중 가장 먼저 결혼했다. 세간의 이목은 온통 정 전 대표가 처음 맞을 새 식구가 누구인지에 쏠렸다. 주인공은 백종현(31) 씨다. 백 씨는 하버드대학교 건축학과를 졸업하고 미국의 한 벤처기업에서 근무하고 있다. 두 사람은 미국에서 만나 사랑을 키워왔으며, 신접살림 역시 미국에 차릴 예정이다. 선이 씨는 신혼여행을 다녀온 뒤 곧바로 미국으로 출국할 것으로 알려졌다.

신랑 백종현 씨는 누구?

정 전 대표 측 박호진 대변인에 따르면 신랑 백 씨의 아버지는 해군 준장 출신이라고 한다. 백 씨의 부모는 모두 제주도 출신이며, 하버드대를 나온 엘리트 백 씨와 마찬가지로 그의 형 역시 수재라고 알려져 있다. 정 전 대표 측은 이날 결혼식에서 화환과 축의금을 일절 받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 결혼의 가장 큰 특징은 중매가 아닌 연애결혼이라는 사실이다. 대부분의 로열패밀리가 '그들만의 리그'에서 중매인에게 소개를 받아결혼하는 것과는 대조적이다. 박호진 대변인은 이에 대해 "(정 전 대표 측은) 중매보다 본인 의사를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집안 분위기를 전했다. 가까이에서 정 전 대표 부부를 지켜본 관계자 역시 이들 부부를 "소박하고 훌륭한 분들"이라고 칭해, 자유로운 집안 분위기를 짐작하게 했다.

결혼식엔 누가 참석했나

이날 결혼식에는 정재계 인사가 총출동했다. 먼저 정계에서는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나경원 의원, 진영 의원, 조해진 의원, 김학용 의원, 유일호 의원, 이혜훈 전 최고위원 등이 참석했다. 김종인 전 새누리당 비상대책위원의 모습도 보였다. 지난 지방선거 서울시장 당내 경선에서 정몽준 전 대표와 경쟁했던 김황식 전 국무총리도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새정치민주연합에서는 김한길·최명길 부부, 김영환 의원, 전병헌 의원, 추미애 의원 등이 모습을 드러냈다.

재계 측 인사들도 눈에 띄었다. 먼저 현대가에서는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과 정몽규 현대산업개발 회장, 정몽윤 현대해상화재보험 회장이 자리했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도 부인 정지선 씨와 동행했다. 현대가문 장자인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화환만 보내고 참석은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정몽구 회장은 평소 조카들의 결혼식에 모습을 잘 드러내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SK그룹 최태원 회장의 부인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도 결혼식장을 찾았다. 노 관장과 함께 온 두 딸 윤정·민정 씨는 감색 원피스를 곱게 차려입은 모습으로 언론의 주목을 받았다. 세 모녀는 혼주가 준비한 답례품을 받지 않고 식장을 빠져나갔다.

문화계 인사로는 배우 안성기·오소영 부부가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안성기는 현재 현대중공업 광고 모델을 맡고 있다. 이밖에도 가수 김흥국, 배우 김영철, 정준호·이하정 부부가 참석해 자리를 빛냈다. 이날 하객은 노현정 전 KBS 아나운서의 남편인 정대선 현대 비에스앤씨 사장이 맡았다.

35년 전 어머니 드레스 고쳐 입어

이번 결혼식의 또 다른 화제는 선이 씨가 입은 드레스였다. 선이 씨는 어머니 김영명 재단법인 예올 이사장이 35년 전 결혼식에서 입은 드레스를 현대식으로 고쳐 입었다. 결혼식이 열린 정동제일교회 역시 특별한 추억이 깃든 곳이다. 아버지와 어머니가 1979년 7월, 이곳에서 식을 올렸기 때문이다. 일부 누리꾼들은 정 씨 일가가 '작은 결혼식'을 선택한 것을 두고 검소하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선이 씨의 결혼 소식이 알려진 후, 정 전 대표의 다른 자제들 역시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있다. 정 전 대표의 장남 기선(32) 씨와 큰딸 남이(31) 씨가 모두 미혼이기 때문이다. 현재 기선 씨는 현대중공업 경영기획팀 부장으로, 남이 씨는 아산나눔재단 기획팀장으로 근무하고 있다. 최근 페이스북 게시글 소동에 휘말려 곤란을 겪었던 막내 예선(18) 군은 지난 2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대입 재수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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