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언론들은 자민당 간사장(幹事長)을 '유력한 차기 총리 후보'라고 부른다. 간사장의 역할이 무엇이기에 그런 평가를 받는 것일까.

의원 내각제인 일본에서는 다수당 대표가 총리를 맡아 국정 전반을 책임지고 간사장은 총리 대신 집권당을 책임진다. 한국 정당의 사무총장과 비슷한 역할이지만, 권한은 훨씬 강하다.

간사장의 힘이 최대한 발휘되는 것은 선거이다. 간사장이 공천권은 물론 선거 자금도 배분한다. 이를 활용해 자신의 파벌을 확대, 당 대표 선거에서 유리한 입장을 점할 수 있다. 그래서 총리들은 보통 자신의 후계자나 측근을 간사장에 임명한다.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가 2003년 아베 신조 의원을 간사장에 발탁한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하지만 경쟁자를 묶어 두기 위한 수단으로 활용하기도 한다. 아베 총리가 당대표 선거에서 자신의 경쟁자였던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의원을 간사장에 임명한 사례가 그렇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