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주민이 최근 남한에 살고 있는 탈북자 가족에게 생활비를 송금하는 사례가 처음 확인됐다고 대북 매체인 데일리NK가 26일 북한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한국에 정착한 탈북자들(총 2만7000여명)이 북한의 가족에게 돈을 보내는 경우는 흔하지만, 북측에서 남한의 가족에게 역으로 송금한 것은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데일리NK는 이날 "얼마 전 함경북도의 한 시장에서 가전제품을 팔고 있는 자매가, 탈북해 남한으로 간 막냇동생이 생계가 어렵다는 말을 듣고 생활비를 송금했다"고 보도했다.
북에 있는 두 자매는 중국 돈으로 각각 170만위안(약 2억8000만원)과 100만위안(약 1억6500만원)을 저축할 정도로 돈을 많이 번 것으로 알려졌다. 장마당에서 개인 사업을 통해 부(富)를 쌓는 주민들이 생겨나고 있다는 관측이 일부 확인된 것이다.
중국과 밀무역을 하다 2년 전에 탈북한 막냇동생은 한국 생활에 적응하지 못해 생계에 어려움을 겪게 되자 북한의 언니들에게 도움을 요청했다고 한다. 이에 북의 자매들은 작년부터 한 번에 1만위안(약 165만원)씩 네 차례 남한으로 송금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북 소식통은 "북 주민들 사이에 '한국이 살기 좋다는데 그 정도밖에 안 되나'는 말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