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형 '디지털무늬 전투복'(왼쪽)과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은 장병들.


국방부가 "현역 군인은 더 이상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을 착용하지 않는다"고 밝혔다. 신형 '디지털무늬 전투복'을 도입하면서 당분간 구형 전투복도 함께 착용할 수 있도록 했던 혼용(混用) 기간이 끝났기 때문이다. 이제 구형 전투복은 민간인들도 착용하거나 상업적으로 제작·판매할 수 있다.

일본군이나 미군이 입던 옷에 각종 부착물만 바꿔 단 것이 창군 당시 우리 군복의 시작이었다. 6·25전쟁 초반까지도 제각각이었던 전투복은 전쟁 후반부터 국방색으로 점차 통일됐다. 우리 군이 단색 전투복 대신 얼룩무늬 전투복을 입기 시작한 것은1991부터다. 디지털무늬 전투복은 2011년부터 지급되기 시작했으니 20년만에 전투복이 다시 바뀐 것이다. 국방부는 2011년에 '스마트 전투복'을 도입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기도 했다. 카멜레온처럼 주변 환경에 맞게 자동으로 위장하고, 상처를 감지해 자동으로 치유하는 전투복을 2025년까지 병사들에게 보급하겠다는 계획이다.

이번에 보급이 완료된 디지털무늬 전투복은 구형 얼룩무늬 전투복과 다른 점이 많다. 우선, 위장색에 쓰이는 색깔이 4종류에서 5종류로 늘었다. 구형 전투복은 녹색·갈색·모래색·흑색으로 만들었다. 디지털무늬 전투복에는 흙·침엽수·나무 줄기·목탄·수풀 등 한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5가지 사물의 색이 들어간다. 상의를 하의 밖으로 빼서 입는다는 점도 다르다. 군복을 이렇게 입는 방법은 1970년대 초에 잠시 채택됐다가 중단됐다.

새 전투복은 다림질도 필요 없다. 잘 구겨지지 않기 때문이다. 이제는 전투복에 '칼 주름'을 넣어 각을 잡는 모습도 보기 어렵게 됐다. 군인들을 편하게 해주기 위해서 그런 것만은 아니다. 다림질로 빳빳하게 주름을 잡는 한국군의 '전통'은 전투복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이자, 전투복의 본질적 의미를 훼손하는 이라는 지적을 받아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