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영화의 흥행 기록을 다시 쓰고 있는 '명량'. 영화적 재미나 완성도에 대한 평가는 엇갈리는 가운데 1400만명의 관객은 무엇 때문에 이 영화에 열광했을까? 조선일보와 영화 예매 사이트 맥스무비가 명량 예매자 318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하면서 '명량'의 명장면과 명대사를 물었다.

"살고자 하면 죽을 것이요, 죽고자 하면 살 것이다."

이순신 장군이 명량해전을 앞두고 부하들에게 했던 말이 명대사 1위(22.3%)에 올랐다. "두려움을 용기로 바꿀 수 있다면 말이다"(21.3%)와 "충(忠)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20.4%)가 근소한 차이로 각각 2~3위를 차지했다.

명장면 1위로는 백성들이 소용돌이에 빠진 이순신 장군의 배를 끌어올리는 장면(33.1%)이 꼽혔다. 탐망꾼의 아내 정씨 여인이 절벽에서 치맛자락을 흔드는 장면(21%)이 그 뒤를 이었다. 대장선이 왜군에 둘러싸였을 때 집중포화를 당하거나 백병전을 벌이는 장면들이 뒤를 이었다. 평단에서 호평한 전투 장면보다는 이순신과 백성들 간의 감정이 강조된 드라마를 인상적으로 본 것이다.

'명량'의 흥행을 이끈 중장년 관객들은 이순신의 리더십을 주목했다. 10~30대 관객들과 달리, 40~50대 관객들은 "충은 백성을 향해야 한다"를 명대사 1위로 꼽았다. 60대 이상 관객 중 절반 이상(55%)이 백성들이 이순신의 배를 끌어올리는 장면을 명장면으로 꼽았다. 남편, 두 자녀와 함께 영화를 본 장신자(58·주부)씨는 "지도자와 백성이 서로를 귀하게 생각하고 도와주는 장면들이 가장 인상적이었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