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유가족 도보순례단’이 메고 다니던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간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성모승천대축일미사’ 직전 제의실 앞에서 세월호 유가족들을 만나 “십자가를 로마로 가져가겠다”고 말했다.
이 십자가는 세월호 유가족들이 ‘세월호 참사의 진상 규명’을 요구하며 지난달 8일 안산 단원고를 출발해 팽목항을 거쳐 14일 대전까지 800㎞를 걷는 동안 함께했다. 노란 리본을 매단 십자가는 길이 130㎝, 무게 5㎝로 나무로 제작됐다.
이날 미사에는 세월호 유가족과 생존학생 36명이 참석했다. 미사 전 제의실 앞에서 프란치스코 교황을 만난 이들은 10명이다. 프란치스코 교황은 이들의 이야기를 귀 기울여 들으면서 고개를 여러 번 끄덕였지만, 특별한 메시지는 전하지 않았다. 이들은 프란치스코 교황에게 애도의 표시인 노란 리본과 팔찌를 전달했다. 이후 프란치스코는 교황은 노란 리본을 달고 미사에 임했다.
‘세월호 십자가’로 알려진 순례단의 십자가는 미리 대전교구장 유흥식 주교에게 전달됐다. 유 주교는 십자가를 월드컵경기장에 마련된 제의실에 가져다 놨다.
교황방한위원회 측은 “그러나 진도 팽목항에서 받아온 바닷물은 경기장 반입이 금지돼 유족이 교황에게 전달하는 것을 취소했다”고 밝혔다.
프란치스코 교황이 십자가를 가져가시는 데 필요한 절차는 주한 교황대사관에서 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