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정석. 사진=고준일 기자

충무로의 흥행보증수표 조정석, 그는 남들이 흉내 낼 수 없는 독보적인 캐릭터 소화능력을 앞세워 무서운 상승세를 보이고 있는 배우다. 10월에 개봉을 앞둔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주연을 맡은 그를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 만났다. 뮤지컬 ‘헤드윅’의 주인공이었던 그를 인터뷰한 이후 3년 만이다.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는 인기를 얻은 지금에도 그는 여전히 긍정적이고 겸손한 사람이었다.

조정석. 사진=고준일 기자

조정석 배우로서의 성장, 그리고 감사한 마음

3년이라는 시간 동안 영화, 뮤지컬, 드라마 등 장르를 가리지 않고 쉼 없이 달려온 배우 조정석, 그에게 3년 동안 무엇을 얻고 무엇을 잃었는지 물었다. 그는 “제가 잃은 것이 있을까요?”라고 반문하며 “팬분들에게 너무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정말 감사하고 행복한 마음뿐입니다.”라고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뮤지컬 무대부터 브라운관, 스크린까지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며 연기할 수 있는 폭이 넓어진 것도 배우 조정석에게는 큰 기쁨이다. “3년 전에는 무대에서만 연기를 했는데 드라마나 영화 같은 다른 매체에서 저의 연기를 선보일 수 있다는 것이 정말 좋습니다. 다양하게 경험하다 보니 연기도 더 섬세해지고 풍성해지는 느낌이 들어요.”

무대와 브라운관을 오가며 활동하는 많은 배우들이 관객 앞에서 하는 연기와 카메라 앞에서 하는 연기는 다르다고 말한다. 조정석은 이에 대해 배우라면 당연히 감당해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방법의 차이는 있지만 본질은 같다고 생각해요. 관객 앞이든 카메라 앞이든 어떠한 상황에서도 몰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아요.” 그런 그에게도 처음 카메라 앞에서의 연기는 남다른 기억이다. “’왓츠업’이라는 드라마였어요. 상대배우와 대화를 하는 장면이었는데, 녹화한 장면을 돌려보면 제 목소리만 너무 크게 들리는 겁니다. 습관이 돼서 목소리 크기랑 톤 조절하는 것이 처음에는 정말 어려웠어요. 아직도 부족하지만 예전보다는 훨씬 좋아진 것 같아요. 그래서 경험이 중요하다는 말을 하나 봐요.”

몇 년 전부터 조정석은 정말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개인시간은 하루도 없을 정도로 작품활동에 매진 중이다. 하지만 조정석은 불만이 없다. 오히려 배우가 바쁜 것은 좋은 일이라 말한다. “제 가치를 인정받는 것 같은 느낌이에요. 꼭 배우라서가 아니라 한 사람으로서 누군가에게 필요한 존재가 된다는 게 정말 감사한 일이죠.”

조정석. 사진=고준일 기자

즐거웠던 첫 주연작 ‘나의 사랑 나의 신부’, 기대되는 차기작 '시간이탈자'

조정석이 주연을 맡은 영화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1990년 동명의 원작을 리메이크한 작품으로 10월 개봉을 앞두고 있다. 신혼부부의 사랑과 질투를 소재로 한 로맨스 코미디 영화다. ‘나의 사랑 나의 신부’는 조정석에게 첫 주연 영화이기 때문에 감회가 남다르다. “주인공 역할을 맡겨주셔서 너무 감사했어요. 믿음에 보답하고자 책임감 있게 열심히 촬영에 임했습니다.” 영화 주연은 처음이기 때문에 시작하기 전 부담감이 있었던 것도 사실이지만 촬영장의 분위기가 좋아 즐거운 마음으로 연기를 할 수 있었다고 한다. “여주인공을 맡은 신민아씨와 케미가 너무 좋았어요. 정말 매력적이고 멋진 친구예요.”

조정석이 ‘나의 사랑 나의 신부’에서 맡은 역은 평범한 공무원 ‘영민’. 달콤하고 행복한 결혼생활을 꿈꾸지만 막상 상상과 다른 현실에 마주하는 인물이다. 영화 속 캐릭터인 영민처럼 조정석은 결혼에 대한 로망이 있다. “결혼을 하면 누군가에게 구속될 수 밖에 없어요. 혼자일 때 누리던 자유가 사라지는 거죠. 그런 것을 충분히 감안하더라도 둘이기 때문에 누릴 수 있는 것이 더 큰 것 같아요. 혼자인 것도 행복하지만 둘이 되면 더 행복해진다고 믿어요. 혼자 살아온 시간은 이미 충분히 경험했으니(웃음) 2, 3년 안에는 꼭 결혼하고 싶어요.”

‘나의 사랑 나의 신부’ 차기작으로는 영화 ‘시간이탈자’를 준비하고 있다. 시나리오가 너무 좋아 고민하지 않고 출연을 결심했다고 한다. 함께 캐스팅 된 임수정과는 한 번 만났지만 이진욱과는 아직 만난 적이 없다. 임수정이 캐스팅 되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조정석은 너무 기뻤다. 첫 만남의 자리에 설레는 마음으로 갔는데 그가 예상했던 대로 임수정은 참하고 성격이 너무 좋고 사람의 마음을 편안하게 해주는 사람이었다.

조정석. 사진=고준일 기자

그는 천직이 배우고 배우이기에 행복하다

대중에게 연기 잘하는 배우로 인정받은 조정석이지만 본인은 아직도 부족하고 풀어야 할 숙제들이 많다고 한다. 앞으로 더 다양한 배역을 소화하기 위해서는 조정석이라는 배우가 가진 틀에 박힌 이미지가 아닌 내면의 다양한 모습을 꺼내야 한다고. “현장에서 직접 연기를 하면서 배우기도 하지만 집에서도 혼자 상상으로 연기하며 깨닫기도 해요. 가만히 누워서 눈을 감고 제가 아직 해보지 못했던 캐릭터를 상상으로 연기하는 거죠.” 연기파 배우라는 수식어가 빛바래지 않도록 노력하는 그다.

그는 배우가 자신의 천직이라고 말한다. “연기를 하고 있으면 너무 행복해요. 좋은 연기를 위해 고민하는 것도, 몰랐던 부분을 배워가는 것도 모두 즐거운 일이에요. 정말 배우가 되길 잘한 것 같아요.” 천재는 노력하는 자를 이길 수 없고 노력하는 자는 즐기는 자를 이길 수 없다는 말이 있다. 조정석은 좋은 연기를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이를 즐기는 배우다. 때문에 과거보다 현재, 그리고 미래가 더욱 기대되는 배우다. (장소제공: 보바타임)

[>>> 2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