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을 새로 창업한 창업주나 관운(官運)이 좋은 사람들을 만나보면 공통점이 하나 발견된다. 그 부인들이 꿈을 정확하게 꾼다는 점이다. 중요한 결정 사항을 앞두고 영몽(靈夢)을 꾸는 경우가 많다.
현재 한국무역협회 회장을 맡고 있는 한덕수씨의 부인인 최아영(66)씨를 만난 적이 있었는데, 이 부인으로부터 남편이 승진이 되었을 때마다 꾼 꿈 이야기를 흥미롭게 들은 바 있다. 부인은 서울대 미대를 나온 화가이다. 한덕수씨는 노무현 정권 때는 총리, 이명박 정권 때는 주미대사, 그리고 현재는 무역협회 회장이니 관운이 좋은 사람이 분명하다.
'부부가 꿈에 말레이시아의 코타키나발루 산을 갔는데, 공중에서 헬리콥터가 나타나더니만 조종사가 권총으로 부부를 향해 쏘는 꿈'을 꾸었다. 왜 권총으로 쏘았을까? 당시 최아영이 특별한 꿈을 꾸면 상담했던 영험한 해몽가(解夢家)가 서울 사당동에 살았던 임훈(지금은 작고)이라는 사람이었다. 임훈 왈(曰) "권총은 '권세 권(權)'을 상징한다. 남편이 권세를 잡겠다"고 해몽해 주었다. 얼마 있다가 민간인 신분으로 있던 남편이 갑자기 정부의 국무조정실장이 되었다.
한번은 '신발에 스프링 달린 아이들 놀이기구였던 스프링 콩콩을 타고 깡충깡충 뛰는 꿈'을 꾸었다. 이 꿈을 꾼 뒤로 남편이 부총리가 되었다. '컴컴한 지하에서 거미줄 같은 미로를 헤매는 꿈이었다. 정신없이 헤매다가 어딘가를 보니까 위에서 빛이 들어오는 장면이 보였다. 하수도 맨홀 뚜껑 사이로 새어드는 빛이었다. 두 손으로 온 힘을 다해 무쇠로 된 맨홀 뚜껑을 제치고 바깥으로 나오는 꿈'을 꾸었다. 이건 또 무슨 꿈인가 하고 기다려 보니 얼마 있다가 총리로 임명되었다. 무역협회장으로 발령나기 전에 꾼 꿈은 '이명박 대통령 부부가 잠옷 바람으로 자신의 침실에 들어오는' 장면이었다. 1998년에 지금 살고 있는 서울 신문로의 단독주택을 계약했는데, 계약을 앞두고 '집이 물에 잠겨 물바다가 되는 꿈'을 꾸었다. 맑은 물에 잠기는 꿈이라서 바로 계약을 해 버렸다고 한다.
삶이 곧 하나의 대몽(大夢)인데, 그 속에서도 수많은 소몽(小夢)을 꾸면서 우리는 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