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N 이라크 특파원인 아르와 데이먼(여·37) 기자가 술에 만취한 상태에서 자신을 도우러온 응급요원 2명을 깨물었다가 거액의 소송을 당했다고 뉴욕데일리뉴스가 최근 보도했다. 데이먼은 2012년 이집트 무바라크 대통령의 실각 상황을 현장에서 생중계한 공로로 에미상을 수상한 바 있는 미국 내 저명한 언론인이다.
이 매체에 따르면 데이먼 기자는 지난 6월19일 바그다드에 있는 미국 대사관에서 열린 행사에 참석했다 술을 마시고 대취했다. 대사관 측은 소속 응급요원인 찰스 시몬과 트레이시 래머를 불러 데이먼에게 응급 처치를 하도록 했다.
하지만 두 요원이 술에 취한 데이먼에게 '진정하라'고 말하자, 데이먼은 난동을 피우며 통제불능 상태가 됐다고 뉴욕데일리뉴스는 전했다. 그는 응급요원들에게 "내가 CNN에서 잘나가는 특파원인데 어딜 감히 건드리느냐"며 큰 소리를 쳤고, 응급요원들을 때리고 할퀸 데 이어 팔을 이빨로 물기도 했다.
데이먼 기자의 음주난동으로 피해를 입은 시몬과 래머는 지난 4일 CNN과 데이먼을 상대로 각자 100만 달러(약 10억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시몬 측 변호사는 "데이먼 특파원의 이빨이 아주 튼튼해 세게 물렸다"며 "난동이 심해 여기저기 멍도 생겼다"고 설명했다.
난동 후 정신을 차린 데이먼은 미국 대사관 직원들에게 이메일을 보내 "몹시 부끄럽다"고 사과했다. 이어 데이먼은 "그날 하루종일 끼니를 굶었고, 심신이 지칠대로 지친 상태에서 술을 마시다보니 내 자신을 통제하지 못했다"며 "변명의 여지가 없는 내 행동에 대해 책임을 지겠다"고 했다.
시몬 측은 CNN이 술에 취하면 폭력적인 성향으로 변하는 데이먼의 기질을 알면서도 별다른 조치 없이 계속 국제 전문 특파원으로 기용했다는 이유로 소송을 걸었다. CNN 측은 "데이먼을 징계하지 않고 계속 특파원으로 일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아르와 데이먼은 2006년 CNN에 입사해 중동 전문 기자로 활약했다. 종군 기자로서의 활동을 인정받아 올해 초에는 세계 여성언론인협회로부터 '용기있는 언론인 상'을 받았다. 군사 쿠데타로 암살당한 무신 알바라지 전 시리아 총리의 손녀딸로 영어와 아랍어, 프랑스어, 터키어 등 4개 국어를 구사한다.
입력 2014.08.10. 19:10업데이트 2014.08.10. 19:25
100자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