톱 여배우 탕웨이와 영화 의 김태용 감독이 공식적으로 결혼을 발표했다. 친구에서 연인으로, 국경을 넘은 이들의 사랑은 어떻게 이루어진 것인지 취재했다.
탕웨이가 구입해서 화제가 된 분당 토지 현장도 찾았다.
"영화 에서 함께 작업한 두 사람이 영화 작업 이후에도 좋은 친구로 지내왔다. 2013년 10월, 광고 촬영을 위해 탕웨이가 내한했을 때 두 사람은 친구에서 연인으로 발전하게 됐다. 이후 한국과 중국을 오가며 사랑을 키워온 두 사람은 이제 부부로 인연을 맺는다."
영화사에서 보낸 한 장의 보도자료로 중국과 대한민국이 발칵 뒤집혔다. 중국의 톱스타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결혼 소식. 그동안 각종 열애설 기사부터 '사귄다, 안 사귄다' 말이 많았던 두 사람이 결국 결혼이라는 아름다운 결말을 맺으며 영화 같은 러브스토리를 완성했다.
언제부터 만났나?
이들은 부산국제영화제에서 심상치 않은 분위기를 풍기면서 사랑을 시작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 2010년부터 매년 부산국제영화제를 찾은 탕웨이는 지난 2012년 외국인 배우로는 최초로 개막식 사회를 맡기도 했다.
영화계 사람들의 말에 의하면 두 사람은 지난 2012년 해운대의 명물 포장마차촌에서 함께 막걸리 잔을 기울이며 다정한 시간을 보냈다고 한다. 편안한 캐주얼 차림의 탕웨이는 그곳을 찾은 국내 배우들과 즐겁게 인사를 나누었고, 이 때문에 두 사람은 한때 열애설에 휩싸이기도 했다. 2012년 11월 탕웨이가 분당의 13억원대 부동산을 매입한 것으로 알려지며 두 사람이 열애 중이라는 소문이 난 것이다. 하지만 당시 탕웨이는 "김태용 감독과 나는 좋은 친구일 뿐"이라고 밝혔고 김태용 감독 측 역시 "사실무근"이라고 해명했다.
지인들에 따르면 당시 김태용 감독은 이혼의 아픔을 겪은 이후라 탕웨이와 만남을 시작할 정신적 여유가 없었다. 때문에 두 사람이 서로 호감은 갖고 있었는지 모르겠지만 교제까지 이르지는 않았다는 것이다.
탕웨이와 김태용 감독의 교제 시점에 대한 관심은 불륜 오해를 낳기도 했다. 두 사람이 처음 만났던 영화 촬영 당시 김태용 감독이 유부남이었다는 점 때문에, 혹시 둘의 만남이 김태용 감독 이혼의 직접적 계기가 된 것은 아닌가 하는 의혹이 제기됐다. 하지만 두 사람은 교제의 시작을 2013년 10월로 밝히며 이러한 의혹을 부인했다. 영화평론가 허지웅도 최근 JTBC 에서 "내 이름을 걸고 말하는데 둘은 절대 불륜이 아니다"라며 두 사람의 관계를 보증했다.
김태용 감독은 누구?
탕웨이의 결혼 소식이 알려지면서 우리나라는 물론 중국에서도 떠들썩한 반응이 일었다. 특히 톱스타인 탕웨이와는 달리 김태용 감독을 알 리 없는 중국 팬들은 “김태용이 누구냐?”며 ‘탕웨이의 남자’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표출했다.
김태용은 감독은 연세대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1999년 로 데뷔하며 연출력을 인정받았다. 특히 2006년에 연출한 두 번째 장편영화인 으로 청룡영화상 감독상과 대종상 시나리오상을 수상하며 섬세한 연출력으로 영화 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그리고 2010년 탕웨이, 현빈의 만남으로 화제가 된 영화 를 연출했다.
지인들은 김태용 감독을 어떻게 평가할까? 영화감독 정윤철은 그에 대해 “늘 소년 같은 호기심을 지닌 채, 웃음기 띤 얼굴로 상대의 얘기를 가만히 들어주는 사내란 정말 흔치 않다”고 표현했다. 영화평론가 허지웅은 최근 JTBC 에서 “김태용 감독은 남자인 나도 설렐 정도”라며 “상대를 무장해제시키는 매력이 있다. 편하고 젠틀하다. 소탈하고 스위트한 여자들이 좋아하는 그런 것을 넘어 우선 믿게끔 만드는 매력이 있다”고 말했다.
주변 사람들 반응은?
두 사람의 결혼 발표에 누구보다 놀란 이들은 김태용 감독의 지인들이다. 평소 김태용 감독과 친분이 있는 영화계 관계자들은 10살의 나이 차이와 국적을 극복한 둘의 러브스토리를 한목소리로 응원했다.
영화감독 김의성은 "탕웨이 김태용 결혼! 집들이 가고 싶다!"라며 재치 있는 트위터 글을 올렸다. 배우 정우성은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탕웨이라는 배우가 굉장히 순수하며, 김태용이라는 감독이 인간적 매력의 순애보를 지켜주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아름다운 사랑인 것 같다"고 말했다. 육상효 감독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집에 들어오니 아내가 탕웨이가 아니라 미안하다며 닭백숙을 내왔다. 나도 김태용이 아니니 괜찮다며 열심히 닭백숙을 먹었다. 우리의 눈물로 소금 간은 필요치 않았다"라는 '웃픈'(웃기지만 슬픈) 메시지를 전했다.
김태용 감독을 향해 부러움 섞인 축하를 보낸 이들도 있었다. 이현승 감독은 "내가 탕웨이와 말을 섞은 한국 최초 감독인데 허탈하구만. 축하한다. 태용아"라고 했고, 영화평론가 정성일은 "탕웨이 결혼 소식을 듣자 나도 모르게 보름 전에 스쳐 지나가듯이 우연히 만나 김태용 감독과 악수를 나눈 내 손을 물끄러미 내려다보았다"라고 했다. 변영주 감독도 "제수씨가 탕웨이가 될 줄 몰랐다"며 "현빈을 내버려두고 김태용이라니, 여신과 결혼했으니 '노팅힐'인가"라며 부러움을 표현했다.
중화권 스타들의 축하 인사도 이어졌다. 영화 에서 탕웨이와 호흡을 맞췄던 배우 왕리홍은 자신의 웨이보에 "축하해요. 탕웨이!"라는 짧은 글을 올렸다. 오는 10월 개봉하는 영화 에 탕웨이와 부부로 출연하는 풍소봉은 영화 공식 웨이보를 통해 "축하합니다. 행복하세요"라는 메시지를 전했다. 의 감독 쉬안화는 중국 매체와의 전화 인터뷰에서 "탕웨이가 문자로 알려줘 결혼 소식을 이미 알고 있었다"며 "너무 놀랐고 기뻤다. 두 사람의 축복을 진심으로 빌겠다"고 말했다. 영화 에서 함께 작업한 배우 겸 영화감독 허핑도 "탕웨이가 오늘 결혼한다고 발표했다. 진심으로 축하한다"고 전했다.
두 사람 인연 만들어준 영화
감독│김태용 출연│현빈, 탕웨이 (2010년 개봉)
는 큰 상처로 인해 마음을 닫은 여자 애나와 그 여자가 만난 선물 같은 남자 훈의 이야기다. 애나에게 훈은 자기랑 잘 맞고 자기를 잘 아는 익숙한 사람이 아니라 길에서 만난 낯선 사람이다. 그런데 느닷없는 한 사람인 '훈'이 선물이 되어서 돌아온다. 사람과 사랑에 대한 믿음이 반드시 있다거나 꼭 있어야 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지만, 그래도 누가 누구한테 마음을 여는 순간은 있다고 생각한다. 는 '마음을 여는 그 순간'에 대한 영화다.
1966년 이만희 감독의 를 리메이크했다. 기존에 만들어졌던 가 가을의 쓸쓸함을 살리기 위해 낙엽을 사용했다면, 김태용 감독은 안개를 사용해 보일 듯 보이지 않는 상대방의 마음과 한 번에 확 보여주지 않는, 서두름 없이 서서히 마음을 열어가는 영화의 분위기를 표현했다. 현빈과 탕웨이는 각자 애니와 훈으로 분해 이국의 공간인 시애틀을 배경으로 짧지만 평생 잊을 수 없을 강렬한 사랑을 선보인다. 전작들에서 일상이 판타지로 도약하는 눈부신 순간들을 통해 사람들의 관계에 대한 희망을 보여줬던 김태용 감독은 에서 안개 자욱한 시애틀 거리 속 조금씩 가까워지는 두 남녀와 함께, 잊을 수 없는 사랑을 약속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