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비극의 끝이 없다. ‘호텔킹’ 이동욱의 슬픔이 겹겹이 쌓여 하늘 끝까지 솟을 조짐이다. 자신을 성공의 도구로 활용한 아버지와의 대립이 끝난 후 이젠 그토록 자신을 괴롭혔던 존재가 어머니란다. 이 말도 안되는 비극에 놓인 이동욱의 뜨거운 눈물이 여운을 남기고 있다.

지난 12일 방송된 MBC 주말드라마 ‘호텔킹’ 27회는 차재완(이동욱 분)이 이중구(이덕화 분)에 대한 복수심에 미쳐날뛰는 백미녀(김해숙 분)가 자신의 친어머니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어머니를 위해 진실을 숨기는 이야기가 그려졌다.

친아들의 존재를 모르고 괴롭혔던 미녀가 진실을 알게 되면 받을 충격을 헤아린 것. 결국 재완은 온갖 비리를 저지른 미녀를 검찰 조사에서 풀려나게 해줬지만 미녀는 재완에 대한 적개심을 드러냈다. 목까지 졸라가며 죽이려 들었고, 이를 본 재완의 친 동생 같은 리먼 리(진태현 분)는 재완과의 약속을 저버리고 판도라의 상자를 열어버렸다. 재완이 아들이라는 이야기를 들은 미녀가 실신하면서 이날 방송은 마무리됐다.

슬픔의 무게를 잰다면 재완이 겪은 모든 일들은 감당할 수 없는 무게. 사랑하는 아모네(이다해 분)가 친동생인 줄 알고 겪은 혼란부터 시작해 중구가 아버지라는 사실을 알게 된 후 괴롭힘을 당한 지난 날에 대한 분노, 중구의 악행으로 인해 모네와 자신이 엇갈리게 되면서 겪은 아픔, 중구보다 더한 악랄한 행동을 보인 미녀가 사실은 친 어머니라는 충격적인 진실까지.

재완이 겪은 슬픔과 아픔은 짐작조차 힘들다. 때문에 이날 재완은 어머니의 존재를 알게 된 후 흐느껴 울고, 다시금 모든 진실을 덮는 과정에서 또 한번 눈물을 지었다. 울지 않고 버티는 것 자체가 불가능하게 보이는 이 말도 안되는 비극을 안방극장에 전달하는데 있어서 이동욱의 눈물 연기는 잔소리 할 나위 없이 완벽했다.

모든 것을 잃은 듯한 넋이 나간 듯한 표정으로 울먹이고 눈물을 떨어뜨리는 이동욱의 모습은 비극의 끝에서 느껴지는 절망이 담겨 있었다. 매회 믿을 수 없는 슬픔과 절망을 연기하는 이동욱의 절정에 달한 눈물 연기가 아니었다면 이날의 비극이 더욱 비극적으로 다가오지 않았을 터다. ‘호텔킹’이라는 드라마 제목에서 알 수 있듯이 남자 주인공에게 이야기가 쏠려 있는 드라마에서 이동욱이란 배우의 눈물 연기가 빛을 발한 순간이었다.

한편 ‘호텔킹’은 국내 유일의 7성급 호텔인 호텔 씨엘을 지키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상속녀와 그를 위해 아버지와 적이 된 총지배인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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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킹’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