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브라질월드컵에 골폭풍이 몰아치고 있다. 8강까지 가려진 현재 56경기에서 154골이 나왔다. 경기당 평균 2.75골이다. 1994년 미국월드컵의 경기당 2.71골을 웃돈다. 골풍년의 가장 큰 원인은 이번 대회 공인구 '브라주카'다. 브라주카는 역대 월드컵 공인구 가운데 표면을 구성하는 조각 수가 6개로 가장 적다. 조각 수가 적다보니 구(球)에 더욱 가까워졌다. 덕분에 정확성이 높아졌고 슈팅의 스피드는 빨라졌다. 5월 말 일본 쓰쿠바 대학 연구진은 브라주카의 스피드가 자블라니(2010년 남아공월드컵 공인구)와 팀가이스트(2006년 독일월드컵 공인구)보다 빠르다고 발표했다. 실제로 월드컵 중 중거리슛골이 상당히 많아졌다. 이란의 밀집 수비를 침몰시킨 리오넬 메시(아르헨티나)의 중거리슛골이나 하메스 로드리게스(콜롬비아)가 우루과이와의 16강전에서 터뜨린 멋진 왼발 중거리슛골은 축구팬들의 머리에 확실하게 남았다.
그런데 이상한 점이 하나 있다. 바로 직접 프리킥골이 거의 없다. 154골 가운데 직접 프리킥골은 딱 2골 밖이다. 그것도 99번 시도 끝에 나온 결과다. 성공률은 2%에 그치고 있다. 메시(아르헨티나)가 나이지리아와의 조별리그에서, 블레림 제마일리(스위스)가 프랑스전에서 직접 프리킥골을 넣었다.
예전 대회와 비교해도 직접 프리킥골 저하 추세는 확연하다. 1998년 프랑스 월드컵에서는 6골이 나왔다. 성공률은 3.4%였다.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06년 독일월드컵에서는 똑같이 161회의 시도 가운데 9골이 터졌다.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는 147회 시도 끝에 5골(성공률 3.4%)이 나왔다.
직접 프리킥골이 없는 것은 그만큼 각 팀들의 분석력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프리킥이 좋은 선수들의 킥을 다 숙지한 상대팀 선수들은 예상 코스에 수비벽을 쌓는다. 많은 수의 프리킥이 수비벽을 맞고 튕겨 나온다. 거미손 골키퍼들의 대거 등장도 한 원인이다. 브라질의 훌리오 세자르, 멕시코의 기예르모 오초아, 코스타리카의 케일리 나바스, 알제리의 라이스 음볼리, 미국의 팀 하워드 등 순발력 좋은 골키퍼들이 직접 프리킥을 막아냈다.
프리킥을 잘 차는 스타들의 컨디션 저하도 또 하나의 이유다. 무회전 프리킥을 자랑하는 크리스티아누 호날두(포르투갈)는 5번 프리킥을 찼지만 모두 골문을 외면했다. 호날두는 월드컵 내내 무릎 부상을 안고 뛰었다. 안드레아 피를로(이탈리아) 역시 4번 프리킥을 시도했지만 골은 없었다. 일본의 프리키커 혼다 게이스케는 6번 시도했지만 소득이 없었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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