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서정환 기자] 루이스 수아레스(27, 리버풀)의 '핵이빨' 본능이 월드컵에서도 나왔다.
우루과이는 25일 새벽 1시(이하 한국시간) 브라질 나타우 에스타디오 다스 두 나스에서 펼쳐진 D조 예선 마지막 경기 이탈리아전에서 후반 36분 터진 고딘의 결승골에 힘입어 이탈리아를 1-0으로 제압했다. 2승 1패가 된 우루과이는 1승 2패의 이탈리아를 제치고 16강 진출을 확정지었다.
16강 진출이 걸려 있는 한 판이다. 나란히 1승 1패를 기록 중인 양 팀 중 이기는 팀은 16강 진출을 확정짓는 상황이었다. 무승부가 나오면 이탈리아가 올라가는 상황이라 우루과이는 반드시 이겨야 했다.
양 팀을 대표하는 스트라이커 발로텔리와 수아레스는 자타가 공인하는 ‘악동’이다. 발로텔리는 인종차별을 한 동료선수를 때렸다가 두들겨 맞는 등 사건사고가 끊이지 않는 선수다. 크리스마스에 산타복장을 하고 행인에게 돈을 나눠주기도 하는 등 종잡을 수 없는 성격이다.
수아레스도 만만치 않다. 그는 지난 시즌 프리미어리그 경기 중 상대선수의 귀를 물어뜯어 징계를 당하기도 했다. 축구실력은 의심의 여지가 없지만 정신세계가 의심스러운 두 선수다. 공교롭게 두 선수의 골 결정력에 소속 국가의 16강 운명이 걸려있었다.
두 팀은 경기초반 발로텔리와 수아레스에게 거친 파울을 하면서 강한 압박을 했다. 일부러 심기를 자극해 경기력을 떨어뜨리려는 의도였다. 발로텔리는 전반 22분 페레이라와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무릎으로 머리를 가격했다. 경고를 받은 발로텔리는 16강전 출전이 좌절됐다. 그는 고딘과 공을 다투는 과정에서 팔꿈치에 머리를 얻어맞기도 했다.
후반전 프란델리 이탈리아 감독은 발로텔리를 빼고 파롤로를 투입했다. 체력은 문제가 없었지만, 팀에 도움이 안 된다는 문책성 교체였다. 경기장에 여자친구까지 데려온 발로텔리는 별다른 활약을 보여주지 못하고 물러났다.
수아레스의 활약은 더 돋보였다. 그는 전반 32분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하지만 1 대 1 기회에서 날린 슈팅이 잔루이지 부폰(36, 유벤투스)의 선방에 막혔다. 수아레스는 후반 20분에도 절묘한 슈팅을 때렸지만 부폰에게 막혔다.
결국 수아레스는 사고를 쳤다. 그는 후반 35분 공을 경합하는 과정에서 키엘리니의 왼쪽 어깨를 물었다. 키엘리니는 어깨를 보여주며 억울함을 호소했다. 하지만 심판이 제대로 보지 못해 경고는 나오지 않았다. 고딘 덕분에 수아레스는 16강에 올라갔다. 하지만 언제 터질 줄 모르는 수아레스는 여전히 '시한폭탄' 같은 존재였음이 증명됐다.
왼쪽 어깨를 물린 키엘리니(오른쪽)가 넘어져 있는 옆에서 수아레스가 자신이 맞았다는 듯 이빨을 만지며 통증을 느끼는 표정을 짓고 있다. /ⓒAFPBBNews = News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