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모(22) 병장이 21일 오후 8시 15분 총기 난사로 5명을 살해하고 탈영한 뒤 23일 오후 2시 55분 자살을 시도해 검거될 때까지 약 43시간 동안 군의 대응은 총체적인 문제점을 드러냈다.
국방부 김민석 대변인은 23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날 오전 8시 40분쯤 임 병장 체포 작전 과정에서 오인 사격이 발생해 총상 환자 1명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총상 환자는 진모 상병으로 우측 관자놀이에 총알이 한 발 스쳤으며 헬기를 이용해 병원으로 긴급 후송됐다.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오인 사격이 일어난 곳은 군 간부 3명이 임 병장에게 투항을 권유했던 장소와 멀리 떨어져 있었다고 한다. 한쪽에선 투항 권유를 하고 있는데 엉뚱한 데서 아군끼리 오인 사격을 할 정도로 통합된 작전이 펼쳐지지 않은 것이다. 김 대변인은 "포위망이 좁혀지고 장병들이 긴장 상태라서 오인 사격이 발생한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군은 임 병장 탈영 후 2시간 만에 군 최고 수준의 비상태세인 '진돗개 하나'를 발령했다. 비상태세 발령에 평소보다 2배 이상 시간이 더 걸린 것이다. 진돗개 하나가 발령되면 군(軍)·경(警) 합동 작전이 펼쳐져야 한다. 그러나 군은 이 사실을 경찰에 알리지도 않았다. 이 때문에 해당 지역을 담당하고 있는 고성경찰서는 이튿날 새벽인 오전 2시 25분쯤 TV 뉴스를 보고 해당 사실을 군에 확인했다고 한다.
임 병장은 사건 발생 후 18시간 만인 22일 오후 2시 17분 사건 장소에서 10㎞나 떨어진 고성 명파리 부근 야산에서 발견됐다. 이 때문에 군이 초기에 도주로를 제대로 차단하지 못한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임 병장과 군은 22일 오후 2시 23분부터 수차례 총격전을 벌였다. 명파리 일대 주민들은 총소리를 들으며 불안에 떨었지만 군은 별다른 대피 조치를 취하지 않다가 오후 5시 20분이 돼서야 야간 교전에 대비해 주민 540여명을 인근 학교로 대피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