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프로 풋볼팀 이름 하나를 바꾸기 위해 미국 정부가 '파상공세'를 펼치고 있다.
특허청 산하 상표심사 항소위원회는 18일 워싱턴 DC를 근거로 하는 '레드스킨스(Redskins·사진)' 구단이 연방상표법에 따라 등록한 6가지 상표를 취소한다고 발표했다. '빨간 피부'라는 뜻의 레드스킨스가 아메리칸 인디언의 호전성을 강조하거나, 경멸 또는 비하하는 용어라는 점이 인정되고, 이는 상표법 위반이라는 판정이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과 민주당 소속 연방 상원의원 50명이 팀 이름을 바꾸라고 여러 차례 요청했는데도 구단 측이 이를 무시하자, 정부가 압박 조치에 나선 것이다. 프로스포츠는, 팀 이름이나 로고가 들어간 유니폼이나 캐릭터 판매를 통한 수익이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하지만 이번 결정으로 누구든 레드스킨스 '짝퉁' 상품을 만들어도 괜찮기 때문에 구단 수익이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레드스킨스는 한 해 평균 3억7300만달러(약 3730억원)를 벌어들이는데, 캐릭터 판매 비중이 얼마나 되는지는 불확실하다.
그렇다고 이번 결정이 팀 이름 변경에 대한 구속력을 지니는 것은 아니다. 구단 측도 바꿀 생각이 없어 보인다. 레드스킨스 구단의 법률대리인인 로버트 래스코프씨는 항소 의사를 밝히면서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막는 위헌적 행위인 만큼 항소심에서는 반드시 이번 결정이 번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상표등록 취소 결정에 대한 언론 반응은 엇갈린다. 워싱턴포스트나 뉴욕타임스 등은 긍정적으로 평했지만, 보수적 언론들은 "오바마 대통령이 부처를 동원해 스포츠까지 간섭하려고 한다"고 반발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