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다저스타디움(LA 미국 캘리포니아주), 박승현 특파원] “빠른 슬라이더라고 부르면 됩니다.”

LA 다저스 류현진(27)이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자신의 새 구종에 대해 직접 이름을 붙여줬다. 지난 12일 신시내티 레즈전부터 실전에서 던지고 있는 80마일 대 후반의 그 볼 말이다. 한 때 커터냐 아니냐는 말이 있었고 17일 콜로라도 로키스전이 끝난 뒤 돈 매팅리 감독은 직접 “이제 커터도 던진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일 류현진 자신은 자신의 새 무기에 대해 “나는 아직도 슬라이더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평론가는 커터,저자는 슬라이더라고 부는 상황인 셈이다.  관객에게 물어 본 적이 있다. 현지에서 다저스를 취재하고 있는 ERIC STEPHEN 기자의 대답. “ 나도 지난 경기부터 유심히 보고는 있다. 하지만 확실하게 커터라고 하기에도 좀 그렇다. 너도 알다시피 MLB.COM에서 제공하는 GAME DAY를 보면 오늘 류현진이 던진 볼을 슬라이더라고 표기하지 않았냐. 그것은 구속과 움직임을 고려해 볼 때 슬라이더 쪽에 더 가깝기 때문 아니겠냐. 류현진이 투심 패스트볼을 던지지 않지만 종종 투심 패스트볼로 표기되는 것을 생각해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역시 애매하다.

하는 수 없이 다시 원작자에게 질문했다. “뭐라고 불러야 합니까?” 싱긋 웃으며 한 대답이 바로 “빠른 슬라이더”였다. 일본에서 부르는 고속 슬라이더(미국에서는 HARD SLIDER로 부른다)랑 비슷한 거냐?고 묻자 설명이 이어졌다. “고속 슬라이더는 내가 던지는 것 보다는 많이 휜다. 내가 던지는 볼은 그렇게 휘지는 않는다.”  결국 저작권자는 빠른 슬라이더로 불리는 것이 맞다고 보는 셈이다.

류현진은 17일 콜로라도 전에서 모두 13개의 슬라이더를 던졌다. (MLB.COM GAME DAY 기준. 이하 마찬가지) 최저 79마일에서 최고 89마일의 구속을 기록했다. 무려 10마일이나 속도차이가 나는 구종에 대해 같은 이름을 붙이는 것은 무리가 있어 보인다. 보정된 숫자라서 직접 비교는 어렵지만 FANGRAPS.COM이 분석한 지난 시즌 류현진의 슬라이더 평균 구속은 81.8마일이다. 이를 참고해 보면 17일 던진 슬라이더 중 85마일 이상은 ‘빠른 슬라이더’로 분류가 가능하다. 이날 류현진은 85마일 이상 슬라이더를 7개 던졌다. 특히 저스틴 모어뉴, 찰리 블랙몬 두 좌타자에게는 빠른 슬라이더가 집중됐다. 모어뉴에겐 4회 85,87마일  6회 89마일 등 3개를 던졌고 5회 블랙몬을 상대할 때도 87마일짜리 빠른 슬라이더를 두 개 던졌다.  앞으로도 좌타자를 상대할 때 유용한 무기로 사용될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한편 류현진은 23일(경기 시작 시간 오전 5시 10분) 샌디에이고 펫코 파크에서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원정경기에서 시즌 9승에 도전한다. 다저스는 19일 이날 선발로 류현진을 예고했고 샌디에이고는 좌완 에릭 스털츠를 예고했다.

스털츠는 올 시즌 2승 9패 평균자책점 5.76에 머물고 있다. 특히 최근 7경기 선발 등판에서 승리 없이 6연패 중이다. 다저스 타선이 올 시즌 좌완 투수에 약한 모습을 보이기는 했지만 최근 맷 켐프, 핸리 라미레스 등 좌투수를 상대해야 할 우타자들이 살아나고 있고 류현진이 선발 등판하는 날은 후안 유리베의 복귀도 예상되는 상황이어서 크게 우려할 상황은 아니다. nangapa@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