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자면 김대명이란 배우는 2014년 찾아낸 보석이다.
작품을 보고 나온 뒤 주인공보다 궁금했던 배우, 분명 새로운 얼굴인데 낯설진 않았던 배우, 근데 어디서 본 지가 기억나지 않는 배우, 그리곤 한 번 더 감탄하게 하는 배우. "저 배우, 뜨겠는데…"
올해 초에만 3편, '방황하는 칼날', '역린', '표적'에 출연했다. '방황하는 칼날'에서는 미성년자 성매매 알선 포주 역, '역린'에서는 자신의 이익을 위해 역모에 가담하는 야비한 양반 역, '표적'에서는 주인공 류승룡의 뒤를 쫓는 어리바리한 형사로 각각 등장했다. 한 배우가 담당했던 3가지 역. 하지만, 인터뷰를 준비하기 전까지 한 사람이 했다는 사실, 미처 몰랐다. 전혀 같은 사람 같지 않았다. 김대명은 카멜레온 같은 변신술로 관객을 속였다. '어디서 본 것 같은데'라는 잔상 속에 자신을 숨겼다. 기 막힌 연기력이 아니었다면 가능하지 않았던 일이었다.
"과찬이죠. 그런 이야기를 들을 사람인지는 잘 모르겠어요. 아직 칭찬을 들으면 신나거나 그렇진 않아요., 그냥 낯설 따름이죠."
▶"목소리가 콤플렉스였죠."
실제로 본 김대명은 스크린 속과 딴 판이었다. 선한 눈빛과 푸근한 인상. 이런 사람이 어떻게 죽어 마땅하다고 느껴질만큼 악랄하기 짝이 없는 악역을 소화할 수 있었을까. 궁금증이 커지던 터. 커다란 체격에 어울리지 않는 가는 목소리가 귓가를 스친다. "목소리가 콤플렉스였던 적이 있어요. 남들처럼 중후한 목소리를 가지고 싶고 울림톤도 크고 그랬으면 하는데 저는 그렇지가 않죠. 그런데 어떤 감독님께서 그런 말을 하더라고요. '객석 끝에서도 다 들릴 정도로 독특한 목소리를 지니고 있다면, 굳이 바꿀 필요가 있을까'라고요."
이어지는 설명. "의도적으로 이상한 소리가 나면 문제가 있지만, 영화라는 게 호흡이 각기 다른 배우들의 합주라고 할 수 있는 거잖아요. 똑같은 구성원이 있을 수가 없는 것이라는 점을 받아들이면, 제 목소리도 연기에 도움이 될 수 있을거라고 믿어요." 사실이다. 그는 하정우가 열연했던 영화 '더 테러 라이브'에 출연했다. 기억이 안 난다고? 당연한 노릇. 목소리만 나왔다. 하정우를 협박하는 폭발물 설치범이었다. 전화상 목소리로만 출연했지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연애할 때 시 써주는 로맨티스트, 안어울리죠?"
악역 전문 배우 김대명은 실제론 로맨티스트다. 목사 아버지를 둔 그의 고교 시절 꿈은 시인이었다. 학창시절, 심장이란 우물 속에 고이는 감성을 글로 퍼나르기 바빴다. 시나리오 작가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다. 그러던 차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를 접했다. 문득 연기가 하고 싶어졌다.
"그런 영화에서 그런 표현을 해낼 수 있다는 게 신기했어요. 사랑이란 게 쉽게 단정할 수 없는 감정이잖아요." 여전히 시를 종종 쓴다는 그는 연애할 때도 시 선물을 자주했다. "중학교 때 였어요. 중 3때 첫사랑, 학원 다니는 여자 친구에게 시를 써주곤 했어요. 그때는 작은 행동 하나 속에서도 시가 써지던 시기였던 것 같아요." 배우에게 꼭 필요한 능력 중 하나가 '감수성'이다. 연기란 세상을 살아가면서 마주치는 사랑, 행복, 기쁨, 고통, 위기의 감정을 설득력 있게 담아 보여주는 것이기에…. 그런 면에서 김대명은 일찌감치 준비된 배우였다.
김대명은 조바심이 없다. 그럴만 한데 남의 일인 양 초연한 표정. 어디서 나오는걸까.
사실 그는 꽤 늦깎이 배우다. 삼십대 중반이 돼 얼굴을 알리고, 학교도 5수 끝에 99학번이 아닌 03학번으로 들어갔다.
"대학교 입시 때 진짜 많이 떨어졌어요. 어마어마하게 떨어졌죠. 가나다라 군과 전문대까지 합하면, 일년에 8~9군데는 떨어졌던 것 같아요. 그런 식으로 몇 년이나 낙방만 했죠. 그때 '왜 나는 안될까. 다른 친구들은 나보다 못한 데도 잘 붙는데…'라며 속으로 원망도 많이 했죠. 낙담하고 거의 자포자기하던 그 순간에 바로 합격 소식이 들리더라고요. 그 때 알았어요. '다 때가 있구나. 떨어지는 것도 다 이유가 있구나'라는 것을 말이죠. 지금도 그 마음은 변함없어요. 사람이 살면서 기회나 때는 다 기다리면 오는 거고, 어떤 과정도 쓸데없는 일은 없다는 생각이 들어요."
컴플렉스도 운도 기다리면 때가 있다고 생각할 줄 아는 여유를 지닌 개성파 배우 김대명. 고도처럼 멀어보이던 바로 그 '때'가 머지 않은 미래 속에 성큼 다가와 있는듯 한 느낌이다.
김겨울기자 win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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