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한 지방자치단체가 2차 세계대전 말기 ‘가미카제(神風)’ 자살특공대로 동원된 대원들의 유서를 세계 기록문화유산으로 신청했지만, 일본 내부 심사 과정을 통과하지 못했다.
유네스코 일본위원회는 12일 내년에 유네스코에 제출한 세계기록유산 신청 대상을 발표하면서 가고시마(鹿兒島)현 '지란(知覽)특공평화회관'이 신청한 자살특공대 관련 자료들을 제외했다고 아사히(朝日)신문이 13일 보도했다. 대신, 2차 대전 종전 이후 시베리아에 억류됐던 일본군 포로들의 일기 등 2건이 신청 대상으로 선정됐다.
가고시마현 미나미큐슈(南九州)시에 있는 지란특공평화회관에는 가마카제 대원의 유서와 사진 등이 대거 소장돼 있으며, 회관 측은 지난 2월 이중 고증을 거친 330여점의 유서와 편지를 ’2015년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해달라고 신청했었다.
당시 우리나라와 중국은 “일본 군국주의를 미화하려는 의도”라며 강력하게 항의한 바 있다. 중국은 이에 맞서 최근 난징대학살과 일본군 종군 위안부 관련 자료를 유네스코 세계기록유산으로 등재 신청하기도 했다.
기록유산 후보 선정을 맡은 고노 도시유키(河野俊行) 규슈대 대학원 교수는 가미카제를 신청 대상에서 제외한 이유에 대해 “일본의 관점에서만 해석이 돼 있다. 더 다양한 각도로 분석을 해서 세계적으로 이 자료들이 왜 중요한지 설명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가고시마현 측은 이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지만, 우리의 능력이 부족했던 것같다”며 “2년 뒤에 다시 준비해 신청할 것”이라고 밝혔다.
일본은 2차대전 말기 전세를 만회하기 위해 전투기를 몰고 충돌해 미국 군함 등을 파괴하는 자살특공대 ’가미카제‘를 운용했다. 약 1000여명의 일본 청년들이 가미카제 특공대에 지원했다가 사망했다. 미나미큐슈시는 당시 일본 최대의 가미카제특공대 기지가 있던 곳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