르브론 제임스(30, 마이애미 히트)가 단단히 짜증이 났다. 1차전 패배의 책임을 묻는 안티팬들의 조롱 때문이다.

마이애미 히트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텍사스주 샌안토니오 AT&T 센터에서 벌어진 미국프로농구(NBA) 파이널 1차전에서 샌안토니오 스퍼스에 95-110으로 무릎을 꿇었다. 마이애미는 9일 치르는 2차전에서 설욕을 노리고 있다.

이날 경기장에 에어컨이 고장 났다. 실내 온도가 섭씨 32도가 넘었다. 선수들은 물론 관중들까지 연신 부채질을 할 정도로 짜증이 났다. 그래서였을까. 경기종료 3분 59초를 남기고 레이업슛을 시도하던 르브론 제임스는 다리에 쥐가 났다. 제임스가 빠진 마이애미는 힘없이 패하고 말았다. 제임스는 25점, 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마이클 조던과 코비 브라이언트에 이어 역대 세번째로 플레이오프 4000점, 1000어시스트를 돌파했지만 의미가 퇴색됐다.

경기 후 제임스는 “내 몸이 그냥 꺼졌다. 갑자기 내 몸이 ‘이제 그만 뛰자’고 했다. 내가 할 수 있는 부분이 없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일부 팬들은 제임스가 패배를 받아들이지 못해 핑계를 대고 있다고 해석했다.

토니 파커는 “에어컨이 빨리 고쳐졌으면 좋겠다. 2연패를 한 진짜 챔피언 마이애미와 붙고 싶다. 르브론이 2차전에서는 100%였으면 좋겠다. 경쟁자라면 최고와 붙어서 이기고 싶은 기분일 것”이라면서 제임스를 도발했다. 그렉 포포비치 샌안토니오 감독은 “어젯밤에 에어컨을 원하는 모든 사람들이 집에 가더라. 내가 그들을 집으로 돌려보냈다”면서 마이애미에게 심리전을 걸었다.

NBA의 공식음료 후원사 ‘게토레이’는 제임스가 경쟁사 ‘파워에이드’ 모델인 점을 감안해 공격적인 트윗을 날렸다. ‘게토레이’ 공식트위터는 “경련이 생긴 선수는 우리 고객이 아니었다. 우리 선수들은 더위를 감당할 수 있었다”면서 제임스를 공격했다. 이에 파워에이드 측은 “집중력과 이타심이 성공을 만든다”면서 설전을 펼쳤다. 결국 ‘게토레이’는 공식사과를 하는 해프닝을 겪었다.

자신을 둘러싼 일련의 사건에 대해 제임스는 7일 ESPN 마이클 윌본과의 독점인터뷰에서 심경을 밝혔다. 그는 “난 스포츠에서 가장 공격하기 쉬운 대상이다. 나도 알고 있다. 경쟁자이자 팀의 리더로서 2차전에 집중하고 있다. 화를 내는 것은 도움이 되지 않는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 자신을 정돈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제임스는 “난 사람들이 강요하는 대로 인생을 살거나 농구를 할 수 없다. 사람들은 그래야만 한다고 생각하지만, 이런 생각들은 날 행복하게 하지 않는다. 난 동료들을 위해 플레이를 할 때, 내 유니폼에 새겨진 이름에 어울리는 플레이를 할 때 행복을 느낀다. 다른 사람들의 생각은 내게 중요하지 않다”면서 대중과 자신에게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현재 AT&T 센터의 에어컨은 수리가 완료된 상태다. 앞으로 더위는 변수가 되지 못할 전망이다. 제임스가 2차전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을지 관심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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