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오민희 기자] 배우 김광규와 이서진이 남다른 친분을 자랑했다. 지난 2000년 영화 ‘공포 택시’에 출연하며 인연을 맺은 두 사람은 막역하게 대화를 나누며 티격태격하고, 오디션에 떨어져 좌절했던 지난날을 안주삼아 특급우정을 다졌다.
지난 30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나 혼자 산다'에는 집들이를 위해 김광규의 집을 방문한 이서진, 류승수, 택연의 모습이 전파를 탔다. 이 중 이서진은 김광규의 집에 도착하기도 전부터 까다로운 입맛을 표출하며 국민 투덜이의 면모를 보여 웃음을 자아냈다.
이날 가장 늦게 김광규의 집에 도착한 이서진은 등장하자마자 “집이 왜 이래. 왜 이렇게 지저분해”라고 폭풍 지적했다. 초스피드로 김광규의 집을 구경한 이서진은 “제대로 된 옷도 없는데 무슨 옷 방을 만들어놔”라며 자신의 집에는 발 들일 생각도 말라고 강조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손님들이 모두 도착하자 김광규는 이서진의 주문대로 얇은 삼겹살을 준비, 신문지를 깔고 바닥에서 고기를 구우려고 했다. 그러나 이서진은 정색하며 이를 만류, 김광규와 의미없는 신경전을 펼쳤다. 우여곡절 끝에 네 사람은 상에서 식사를 시작했지만, 김광규의 성공을 기원하는 류승수의 건배사에 이서진은 “전세금이나 떼이지마”라고 투덜거려 김광규를 분노케 했다.
하지만 두 남자가 이렇게 거침없이 돌직구를 던지며 티격태격하는 것도 사이가 막역한 덕분일터. 김광규와 이서진은 두 사람이 인연을 맺게 된 영화 ‘공포 택시’를 언급하며 오디션에 줄줄이 낙방해 좌절했던 과거를 추억하고 공유했다. 그러나 이 순간마저도 이서진은 “이 형은 ‘나 혼자 산다’ 아니었으면 이렇게 되지도 않았다”며 김광규를 ‘나 혼자 산다’의 최대 수혜자로 지목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후 화두는 자연스럽게 결혼으로 흘렀다. 김광규는 동생들에게 하루 빨리 결혼하기를 희망하는 어머니에 대한 고민을 털어놨다. 그러나 이서진과 류승수는 “이제 우리 부모님은 결혼하라는 이야기를 안 하신다”며 여유, 김광규에게 이성의 얼굴만 보지 말고 눈을 낮추라고 돌직구를 던졌다.
김광규는 “이성의 얼굴과 몸매를 안 보는 남자가 어디있냐”고 발끈했다. 이에 이서진이 자신은 이성의 외모를 보지 않는다고 대답하자, 김광규는 “얼굴을 안 봤는데 지금까지 사귄 여자가 다 미인이냐"며 돌직구로 응수해 모두를 폭소케 했다.
이렇게 김광규와 이서진은 시종일관 티격태격 아웅다웅했지만, 김광규는 “이서진은 격이 없이 막말하고 거리낌 없다. 말은 툭툭하지만 뒤에서 챙겨주는 스타일이다. 마음씨가 따듯하게 훈훈하다”며 애정을 드러냈다. 특히 김광규는 “옷도 여러벌 챙겨줘 깜짝 놀랐다”며 이서진의 반전 매력을 극찬했다.
이서진 또한 마찬가지. 김광규에게 잔소리를 늘어놓던 이서진은 그의 싱글 탈출을 진심으로 기원,“광규 형은 착하고 순수한 점이 좋지만 철이 없어서 걱정되는 부분이 있다”며 전세금까지 떼였던 김광규를 걱정했다. 그러면서도 이서진은 “오늘 집들이는 전혀 즐겁지 않았다. 전혀 집들이라고 생각이 안 든다. 이럴 바엔 밖에서 사먹는 게 낫다”고 마지막까지 툴툴거려 큰 웃음을 선사했다.
이날 보여준 투덜이 이서진의 모습은 ‘꽃보다 할배’의 연장선에 있었다. 톰과 제리처럼 격태격 다투는 상대가 나PD에서 김광규로 바뀐 것뿐. 허나 분명한 건 부침이 심한 연예계에서 겉치레 없이 진득한 수다를 나눌 수 있는 친구가 있다는 건 특급 행운이란 점이다. 겹겹이 쌓아온 두 사람의 우정이 오랫동안 계속되기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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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 산다' 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