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생각이 답이다|게르트 기거렌처 지음|강수희 옮김|추수밭|400쪽|1만6000원
9·11 사태 직후 미국인은 비행기 여행을 꺼렸다. 테러 이후 12개월간 교통사고 사망자는 5년 평균치를 매월 넘어섰다. 비행의 위험을 피해 운전대를 잡은 미국인 1600여명이 도로에서 목숨을 잃었다. 납치된 민항기에 탔던 승객(256명)보다 6배 많다.
'비 올 확률 30%'라는 예보는 알쏭달쏭하다. 하루의 30%인 7~8시간 동안 비가 온다는 것인지, 어느 지역의 30%에 비가 온다는 것인지, 기상학자의 30%는 비가 온다고 생각하는데 70%는 안 온다고 판단한다는 것인지. 정답은 일기예보를 하는 날과 기상 상태가 같은 일수 중 30%에 비가 왔다는 뜻이다.
아이슬란드 화산 폭발, 서브프라임 모기지 사태, 광우병 같은 위험이 닥쳤을 때 사람들은 공항에 갇히고, 사라지는 돈에 망연자실하며, 스테이크를 먹지 못해 괴로워한다. 하지만 독일 막스플랑크 인간개발연구소장인 저자는 새로운 관점을 제시한다. 위험의 속성과 정도를 이해하고 대처하는 능력을 길러야 한다는 것이다.
카지노·복권처럼 확률이 알려진 '위험'의 세계에는 통계적 사고와 논리가 필요하지만, 주식·건강·사업 같은 '불확실성'의 세계에서는 직관과 어림셈법이 요긴하다. 위험을 해독하고 바른 결정을 내리는 방법을 일러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