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부 – 똑딱이에서 하프스윙까지
2부 – 풀스윙에서 종류별 클럽 사용법 배우기
"언제 만나면 골프 함께 치시죠."
요즘 가장 많이 듣는 말 중 하나다. 예전 같으면 회의 후 마시는 술 한잔이 친목 다지기의 전부였다면, 최근에는 스크린골프가 그 자리를 대신하고 있다. 친구들을 만나도 골프 얘기다. 이제 막 대리 딱지를 뗀 녀석들은 접대다 모다 해서 회사 차원에서 배우라고 하는 모양이다. 당장 몇 년 전과만 비교해 봐도 연봉 상관없이 골프를 치는 사람이 부쩍 늘었다. 룸살롱, 노래방 문화 대신 건전한 접대와 놀이문화의 중심에 골프가 대중적으로 자리 잡은 탓이다.
클럽 종류도 모르는 기자가 골프를 배우기로 한 건 이런 이유 때문이다. 하지만 어디서 어떻게 배워야 할지 막막했다. 특히 레슨 프로를 잘못 만나 시간과 돈만 낭비했다는 후기를 많이 본 후라 함부로 시작할 수도 없었다.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곳을 찾는 게 먼저였다.
최근 가장 많은 사람이 골프를 시작하는 곳은 스크린골프장이다. 멀리 나가지 않아도 되고 가격도 상대적으로 부담이 적다. 폼은 카메라를 통해 전부 기록되고 다시보기로 바로바로 확인할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기자는 서울·경기권을 대표할 만한 시설을 갖춘 가산동 캘러웨이 스크린골프장(대표 이석화)을 선택했다. 이곳은 월급제로 프로를 고용해서 회원들이 차별 없이 제대로 배울 수 있도록 했다. 유치한 회원수에 따라 돈을 받는 곳은 아무래도 돈이 되는 회원 위주로 가르치기 때문에 초보에, 월급쟁이 회원이 제대로 배울 수 있는 환경이 아니다.
처음부터 장비가 다 있으면 좋겠지만, 하나도 없어도 무방하다. 스크린골프장에 가면 연습용 채부터 신발, 장갑, 심지어는 티셔츠까지 마련되어 있다. 제자리에 서서 폼만 연습하는 것 같지만, 평소 전혀 사용하지 않는 만 개가 넘는 근육을 사용하기 때문에 폼이 익숙해지기 전까진 땀깨나 흘려야 하니 편안한 복장은 필수다.
연습 첫 날, 정말 아무것도 가져가지 않아서 연습장에 있는 것들을 사용해야 했다. 실은 여덟 번째가 되어서야 신발과 장갑, 골프채를 마련했을 만큼 연습하는 데는 아무 불편이 없었다. 물론 나중을 위해서 본인이 사용하는 장비로 연습하는 것이 좋지만 초반에는 공을 잘 때리는 것보다 제대로 된 폼을 배우는 게 우선이라 장비가 큰 비중을 차지하지 않는다.
드디어 연습 시작이다. 처음은 무조건 폼부터다. 처음부터 제대로 다져놓지 않으면 나중에 고치기가 아주 힘들다.
프로처럼 멋진 풀스윙을 하기 위해선 아주 단순한 것부터 연습해야 한다. 서는 것부터 골프채를 잡는 법, 어깨를 돌리는 법까지 어디 하나 새롭지 않는 것이 없다. 마치 아이가 걸음마를 떼는 것처럼 전부 새로 배우게 된다. 인터넷이나 TV를 보고 혼자 배운 사람은 결국 폼이 이상해 진다고 하니 프로가 가르쳐준 대로 연습하는 게 중요하다.
골프를 어디서 배우던지 간에 시작은 무조건 '똑딱'이로 한다. 똑딱이란 팔을 뒤로 뺏다가 그 간격 그대로 앞으로 미는 동작을 말한다. 이 때 중요한 건 하체와 머리는 그대로 두고 팔과 어깨만 움직이는 것이다. 처음 만든 간격 그대로 마지막까지 밀어줘야 스윙을 할 때 엉뚱한 곳에 가서 맞지 않는다.
어떤 곳에서는 똑딱이만 몇 개월씩 가르친다고 하는데 그럴 필요는 없어 보인다. 똑딱이란 골프채가 공에 맞는 과정 중 가장 처음 단계에 불과하기 때문에 채로 공을 치는 원리만 잘 이해했다면 오랜 시간을 투자할 필요가 없다. 레슨을 맡은 캘러웨이 스크린골프 경창훈 프로도 “똑딱이가 중요하긴 하지만 가장 중요한 채로 공을 치는 원리를 잘 이해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가 똑딱이를 배운 기간도 이 주 정도에 불과했다. 만약 처음 골프를 배우는데 지나치게 오랜 시간 똑딱이만 가르친다면 다른 이유가 있는 게 아닌지 의심해 볼만 하다.
처음이 힘든 건 단지 지루해서만은 아니다. 기마자세도 아니고 허리를 다 편 것도 아닌 어중간한 자세로 한 시간이고 두 시간이고 시선은 땅에 둬야 해서 금세 허리가 아파온다. 연습 전과 후에 충분한 스트레칭을 하는 게 좋다. 또 과도한 근육운동은 유연함이 최고 덕목인 골프와는 맞기 않으니 어느 정도 폼이 잡힐 때 까지는 잠시 쉬는 게 좋다. 특히 가슴 운동은 부드러운 스윙을 방해할 수 있다. 골프를 배우는 동안에는 근육을 늘리기보다 유연함을 늘리기 위해 노력하자. 그래야 혹시 모를 부상도 예방할 수 있다.
입문 두 달째가 되어서야 하프스윙을 배울 수 있었다. 늦게 가르쳐줘서가 아니라 연습을 나가는 횟수가 너무 적었기 때문이다. 늘 시간이 부족한 회사원은 정말 맘먹고 배우지 않는 이상 충분히 시간을 투자하기 어렵다. 기본 폼을 배웠다면 주말에 시간을 내서 개인 연습을 해야 실력이 빨리 는다.
하프스윙의 핵심은 코킹과 어깨 회전이다. 이건 초짜인 기자가 아무리 잘 설명하려 해도 소용이 없다. 배우기 시작한지 5개월이나 됐음에도 아직도 연습 때마다 지적 받는 부분이다. 역시나 연습 부족이다. 어깨 회전이 올바르지 않으면 스윙이 빗나가면서 공이 제대로 맞지 않아 궤적이 엉망이 된다. 코킹을 제때 풀어내지 않으면 헤드 스피드가 나지 않으니 방향도 비거리도 나오지 않는다.
처음에는 공이 보여도 공을 맞추려고 하기 보다는 프로가 알려주는 폼과 요령을 주의 깊게 듣고 그대로 따라 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것도 쉽지 않다. 공 없이 빈 스윙을 할 때는 제대로 스윙을 하다가도 일단 공을 치려고 하면 엉망이 돼버린다.
경창훈 프로는 "빈 스윙을 많이 연습하는 게 가장 좋다"고 조언한다. 초보가 공을 치도록 하는 건 지루하지 않게 꾸준히 연습할 수 있도록 하려는 것이지 실력 향상에 큰 도움이 되지는 않는 다고 한다. 사실이 그렇다. 공을 수백개 치는 것보다 알려준 요령을 기억해서 정확한 폼과 메커니즘으로 스윙을 하는 게 훨씬 도움이 된다. 골프 연습은 양보다는 질이다.
스스로 생각해도 폼이 엉망이고 공이 잘 맞지 않는 날에는 연습을 멈추거나 재빨리 프로의 도움을 요청하는 게 좋다. 공이 맞지 않는다고 힘으로 치려고 하면 그나마 연습해 놓은 폼마저 망가질 수 있다. 프로의 도움을 받으면 폼을 고치는 건 물론 자신에게 맞는 연습방법까지 알려주기 때문에 적극적으로 물어봐야 한다.
도움 : 경창훈 프로
장소협찬 : 캘러웨이 스크린연습장(가산디지털단지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