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츠의 대표 헤드폰

애플이 헤드폰 제조사 및 음악 스트리밍 업체인 비츠일렉트로닉스(이하 비츠)를 30억달러에 인수하기로 최종 합의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애플은 인수 가격인 30억달러(약 3조630억원) 중 26억달러(약 2조6546억원)는 현금으로, 나머지 4억달러(약 4084억원)는 주식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또 비츠의 공동 창업자이자 유명 힙합 가수인 지미 아이오빈이 애플에 합류하는 한편, 국내에서는 ‘박태환 헤드폰’으로 잘 알려진 ‘비츠 바이 닥터 드레’ 헤드폰 브랜드는 그대로 유지하기로 합의했다.

양사는 이 같은 합의 내용을 올해 안에 마무리 짓는다는 계획이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WSJ와의 인터뷰에서 “실리콘 밸리와 LA(연예계) 사이에는 베를린 장벽과 같은 불신의 벽이 놓여 있다”며 “하지만 우리는 그들이 구축한 서비스 생태계를 존중하고, 애플이 가장 먼저 이들과 같이 일하게 됐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애플이 음악 시장의 주도권을 되찾기 위해 인수·합병을 추진하고 있다고 해석했다. 애플은 2001년 음원 다운로드 서비스 아이튠즈를 내놓으며 음악 산업의 지형을 바꿨지만, 최근 들어 음악 시장의 주도권이 다운로드에서 스트리밍으로 옮겨가면서 변화의 필요성을 느껴왔다.

음악산업협회인 IFPI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 스트리밍 서비스 매출은 50% 늘어난 11억달러를 기록했다. 반면 다운로드 서비스 매출은 2% 줄어 39억3000만달러에 그쳤다. 애플이 아이튠즈를 발표한 뒤 첫 감소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