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오넬 메시(27·아르헨티나)와 크리스티아누 호날두(29·포르투갈)는 명실상부한 세계 축구의 최대 라이벌이다. 스페인 클럽 축구의 양대 산맥 레알 마드리드(호날두)와 바르셀로나(메시)의 에이스인 두 선수는 매 시즌 자존심을 걸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세계 최고 선수에게 수여되는 FIFA(국제축구연맹) 발롱도르(골든볼)도 최근 6년간 호날두(2008·2013년) 혹은 메시(2009~2012년)에게 돌아갔다.

메시와 호날두는 연봉에서도 라이벌

둘은 각종 수입 순위에서도 1~2위를 다투고 있다.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지난 7일 발표한 축구 선수 연봉 순위에 따르면 호날두가 4900만달러(약 502억원)로 가장 높았다. 호날두는 작년 9월 레알 마드리드와 2018년까지 재계약하며 '연봉킹'에 올랐다. 포브스는 "세금을 제하고 나면 호날두의 연봉 실수령액은 2400만달러(약 247억원) 정도가 된다"고 전했다.

세계 축구선수 연봉 순위.

하지만 메시가 이를 뒤집었다. 바르셀로나 구단은 20일 "메시와 새로운 계약을 하게 돼 기쁘다"고 밝혔다. 애초 2017~2018시즌까지 바르셀로나에서 뛰기로 한 메시는 계약 기간은 그대로 두고 연봉만 조정했다. 포브스는 "메시가 이번에 계약 조건을 수정하며 호날두를 넘어 5000만달러(약 513억원) 이상의 연봉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며 "작년 라이벌 호날두의 연봉이 크게 오른 것이 메시에겐 좋은 선물이 됐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네이마르 효과'란 분석도 나온다. 바르셀로나가 작년 여름 네이마르(22·브라질)를 영입하며 기본 연봉(1200만달러·포브스 자료)에 각종 수당 등을 더해 아낌없이 퍼주자 메시가 자존심이 상했고, 바르셀로나 구단이 이를 달래기 위해 '세계 최고 대우'란 카드를 꺼냈다는 것이다. 맨체스터 시티와 파리 생제르맹 등의 부자 구단들이 메시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도 이번 재계약에 기폭제가 됐다.

유럽 언론이 밝힌 메시의 연봉 실수령액은 약 280억원으로 이를 세전(稅前) 기준으로 환산하면 메시의 추정 연봉은 5700만달러(약 585억원)가 된다. 포브스는 "메시와 호날두의 연봉은 코비 브라이언트(3050만달러·NBA)와 라이언 하워드, 클리프 리(이상 2500만달러·MLB· 세전 기준) 등 미국 스포츠 스타들도 주눅이 들게 한다"고 전했다.

소속 클럽에서 '귀하신 몸'인 두 스타는 올여름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자신의 세 번째 월드컵에 출전한다. 호날두와 메시는 그동안 월드컵 무대에선 엄청난 몸값만큼의 활약을 하지 못했다. 호날두는 두 번의 월드컵에서 각각 1골씩, 메시는 독일 월드컵 1골이 득점의 전부다.

팀 성적도 신통치 않았다. 메시의 아르헨티나는 2006·2010 월드컵에서 연달아 8강에서 독일에 발목이 잡혔다. 호날두의 포르투갈은 2006 월드컵에선 4강에 오르며 자존심을 세웠지만 4년 뒤엔 16강 탈락의 망신을 당했다. 주장 완장을 차고 이번 월드컵에 나설 두 수퍼스타가 세계 최고 연봉 투 톱의 자존심을 세울 수 있을지 관심을 끈다.

◇브라질에서 못보는 3000만달러 사나이

포브스 연봉 순위에서 3위를 차지한 즐라탄 이브라히모비치(33·스웨덴)는 이번 월드컵에서 볼 수 없는 대표적인 스타다. 스웨덴이 월드컵 유럽 예선 플레이오프에서 호날두가 이끈 포르투갈에 패해 본선 진출이 좌절됐기 때문이다. 파리 생제르맹에서 뛰며 3000만달러(약 308억원)의 연봉을 받는 이브라히모비치는 월드컵 출전이 불발되자 "괴로운 마음에 이번 월드컵은 지켜볼 수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연봉 1500만달러(약 154억원)에 뛰는 가레스 베일(25)도 웨일스가 유럽 예선에서 탈락해 브라질월드컵에 서지 못한다.

연봉을 빼고 광고·후원 수익으로만 순위를 매기면 어떤 결과가 나올까. 간발의 차로 호날두(2400만달러)가 메시(2300만달러)를 제쳤다. 3~5위는 네이마르(1600만달러), 베일(900만달러), 메수트 외질(독일·600만달러)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