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적십자사는 8일 '세계 적십자의 날'을 맞아 대구의 황광자(70)씨 가족을 '봉사명문가'로 선정했다. 적십자사가 2012년부터 선정해온 '봉사명문가'는 3대 이상에 걸쳐 적십자사의 다양한 봉사활동에 참여하면서 인도주의를 실천해온 가족이다.
1993년 적십자 봉사회에 가입한 황씨는 이후 21년 동안 독거노인 지원, 대구 지하철 구호, 사랑의 도시락 배달 같은 활동에 2만7551시간을 할애했다. 중학교 때 부친이 돌아가신 후 7남매의 맏이로 동생들을 뒷바라지했던 황씨는 형편이 어려운 학생들을 위해 장학금도 주고 있다.
황씨의 두 딸 조현민(46)·조현숙(45)씨도 2007년부터 어머니와 함께 독거노인 가정과 결연을 하고 매주 찾아가 돌봐주고 있다. 손녀 박주희(18)양과 손자 송호진(16)군도 주말에 구호품을 전하거나 결연가정의 청소를 돕고 있다. 황씨 가족이 봉사한 시간을 합치면 3만5000시간이 넘는다. 황씨는 "내가 어렵던 시절에도 언젠가 꼭 남을 돕겠다는 생각을 했다"며 "봉사 갈 때마다 차로 바래다준 남편이 고맙다"고 했다.
적십자사 유중근 총재는 "황씨 가족처럼 곳곳에서 묵묵히 봉사하는 분들이 세월호 사고 수습에도 큰 힘이 되고 있다"며 지금까지 진도·안산에서 활동 중인 봉사자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유 총재는 또 "재난이 발생했을 때 전문 봉사 인력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 한 번 되돌아 보게 됐다"며 "적십자는 앞으로도 전문 봉사 인력 교육과 훈련에 더 힘쓰겠다"고 말했다.
이날은 적십자 창시자인 장 앙리 뒤낭의 생일로, 1948년 '세계 적십자의 날'로 지정돼 올해로 67회를 맞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