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올림픽공원, 김희선 기자] '피겨여왕' 김연아(24)가 특설 아이스링크를 가득 채운 1만 관중에게 아주 특별한 '겨울왕국'을 선물했다.
김연아는 4일 서울 방이동 올림픽 체조경기장에서 열린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 첫날 공연을 성황리에 마쳤다. 김연아의 새로운 갈라 프로그램 ‘투란도트-공주는 잠 못 이루고(Nessun Dorma)’와 올림픽 시즌 쇼트프로그램 ‘어릿광대를 보내주오(Send in the Clowns)’가 함께하는 은퇴 후 첫 아이스쇼에 1만여 명의 관중의 발길이 올림픽 체조경기장을 향했다.
전세계 피겨 스타들을 한자리에서 만나볼 수 있는 국내 유일의 아이스쇼답게 이번 공연에 이름을 올린 선수들도 하나같이 쟁쟁한 이들이었다. 러시아 피겨의 전설 알렉세이 야구딘(34)과 2014 소치동계올림픽 동메달리스트 데니스 텐(21) ‘스핀의 달인’ 스테판 랑비엘(29) ‘얼음 위의 댄서’ 셰린 본(38) 2014 소치동계올림픽 페어 금메달리스트 타티아나 볼로소자-막심 트란코프 등 세계적인 피겨 스타들이 이번 공연을 찾았다.
하지만 '아이스쇼의 주인'은 역시 김연아였다. ‘아디오스, 그라시아스(안녕, 고마워)’라는 이번 아이스쇼의 부제는 김연아를 위한 헌정이었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의 컨셉에 맞춰 꾸며진 무대와 오프닝 ‘Let it go’는 김연아에게 가장 잘 어울리는 무대였다.
아이스블루의 드레스에 비즈를 곁들인 김연아는 'Let it go'의 멜로디에 맞춰 무대에 모습을 드러냈다. 스케이터들 사이로 우아하게 미끄러져 나온 김연아는 우아한 연기로 군무를 이끌며 자신의 아이스쇼에 함께해준 팬들을 향한 사랑의 메시지를 보냈다.
안무가인 데이빗 윌슨이 "Let it go라는 곡의 강력한 가사가 주는 영감을 담았다. 이번 쇼와 가장 잘 어울린다"고 극찬했듯, 김연아와 겨울왕국이 어우러진 오프닝은 침착하면서도 새로운 느낌으로 아이스쇼의 문을 열었다. 한국 아이스댄싱의 기대주 레베카 킴-키릴 미노프를 시작으로 시작된 이날 공연 1부는 전체적으로 우아하고 감성적인 느낌으로 진행됐다. 이색적인 무대는 병정 코스튬으로 쾌활하고 활기찬 무대를 선보인 셰린 본의 ‘Bom Bom’이었다. 안무가로 활약하고 있는 셰린 본은 관객들의 호응을 이끌어내는 신나는 안무로 관중들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
김연아의 ‘어릿광대를 보내주오’가 1부 마지막 순서를 장식했다. 호기심, 꿈, 도전, 행복이라는 키워드로 자신의 선수생활을 사진으로 돌아보는 김연아의 소개 영상이 흘러나오는 순간부터 아이스링크는 열광적인 분위기로 변해갔다. ‘어릿광대를 보내주오’의 트레이드 마크가 된 노란 의상을 입고 은반 위에 등장한 김연아는 실수 없이 연기를 마치며 관중들의 기립박수를 이끌어냈다.
나인 챔버 오케스트라의 웅장한 연주와 함께 문을 연 2부 공연은 쿼드러플 토룹을 깔끔하게 성공하며 팬들의 환호를 받은 얀한과 인기 아이돌 EXO의 ‘으르렁’에 맞춰 파워풀한 무대를 선보인 김진서로 인해 시작부터 후끈 달아올랐다. 여기에 야구딘과 셰린 본, 랑비엘 등 베테랑들의 관록 넘치는 무대까지 곁들인 2부는 마지막 김연아의 순서를 남겨두고 절정에 올랐다.
김연아의 순서가 오기 전, 다시 한 번 팬을 향한 그의 메시지가 화면을 가득 채웠다. 팬에게 전하는 ‘고마움’과 ‘사랑’의 인사가 끝난 후 2부 마지막 순서로 은반 위에 등장한 김연아는 붉은 색 드레스에 어깨와 가슴, 등라인으로 이어지는 금색 비즈가 어우러진 화려한 드레스를 선보였다.
웅장한 투란도트의 멜로디에 김연아의 스케이팅이 더해지면서 그동안 많은 스케이터가 연기해온 '공주는 잠 못 이루고'와는 또다른 김연아만의 프로그램이 탄생했다. 트리플 살코와 더블 악셀로 이어진 두 개의 점프 구성도 실수 없이 깔끔하게 뛰어낸 김연아의 폭발적인 '투란도트'는 그렇게 베일을 벗었다.
‘공주는 잠 못 이루고’가 끝나고 텅 빈 은반 위로 김연아의 역대 프로그램들이 흘러나왔다. ‘아디오스, 그라시아스’라는 주제에 맞춰 김연아의 연기를 다시 한 번 감상할 수 있는 기회였다. 이후 나인 챔버 오케스트라와 소프라노 강혜정, 테너 정의근이 함께한 ‘Time to Say Goodbye’로 우아하고 아름다운 피날레 무대가 아이스쇼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더 원티드의 ‘Glad you came’의 파워풀하고 신나는 멜로디와 함께한 커튼콜로 아이스쇼는 끝났고, 김연아가 초대한 ‘겨울왕국’에서 모든 팬들은 ‘아디오스, 그라시아스’를 외치며 행복을 선물받았다.
올림픽공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