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 정유진 기자]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가 슬픈 결말을 맞이했다. 대다수의 주요 인물들이 죽었고, 주인공 기승냥 만이 처량하게 남았다. 예상치 못한 새드 엔딩이었다.
지난 29일 방송된 MBC 월화드라마 ‘기황후’(극본 장영철 정경순 연출 한희 이성준) 최종회인 51회에서는 대부분의 주요 인물들이 죽음을 맞이한 가운데 결국 혼자 남게 되는 기승냥(하지원 분)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황제 타환(지창욱 분)은 자신의 충실한 심복인 줄만 알았던 골타(조재윤 분)가 독약으로 자신을 독살하고 반역을 꾀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아챘다. 충격을 받은 가운데 그는 골타와 황태후(김서형 분)가 손잡고 새로운 황제를 옹립하려 하는 사실을 알고 그들을 함정에 몰아넣어 처단했다. 그 과정에서 골타와 황태후가 죽었고, 몇 년 후에는 탈탈(진이한 분)이 전사했다. 더불어 타환 역시 골타가 먹인 독이 이미 장기로 퍼져 시름시름 앓다 죽음을 맞이했다.
결국 기승냥은 아들 아유시리다라와 함께 덩그러니 남겨지게 됐다. 역사 왜곡이라는 논란을 빚긴 했으나 이 드라마는 약 700년 전 실존했던 인물 원나라 기황후를 모티브로 삼은 작품이다. 때문에 그 결말 역시 역사를 아예 무시할 수는 없을 터.
역사에 따르면 황궁에서 기승냥의 품에 안겨 죽음을 맞이한 타환의 실제 모델인 원나라 순제는 기황후, 아들 아유시리다와 함께 주원장이 이끄는 명나라 대군을 피해 도망을 치던 중 피난길에서 병사했다. 탈탈은 드라마에서처럼 전사한 것이 아니라 정적인 합마(哈麻)의 참언으로 인해 관직을 박탈당하고 유배지에서 죽임을 당한것으로 기록됐다.
역사와 가장 달랐던 것은 50회에서 죽임을 당했던 왕유(주진모 분)의 최후. 방송에서 왕유는 고려로 가던 길에 타환의 손에 의해 죽임을 당하는 것으로 나온다. 실제 왕유의 모델이 된 충혜왕은 순제에 의해 귀양을 가던 길에 죽었다. 드라마 속 왕유는 백성들과 신하들의 신임을 받는 왕이었지만 충혜왕은 죽음에 대해 어느 누구도 슬퍼하는 이가 없었다고 전해진다.
이어 기황후는 드라마에서처럼 실제로도 아들과 함께 남겨졌다. 순제가 죽은 후에도 그는 계속해서 도망길에 올랐고 아들 아유시리다를 북원의 황제로 등극시키는 데 성공했다. 결국 드라마의 슬픈 결말은 '비극'이란 점에서 결과적으로는 실제 역사와도 걸맞는 부분이 있다.
이에 대해 한 드라마 관계자는 "드라마가 비극적으로 끝나기는 했으나 결과적으로 역사에서도 죽음을 당했던 인물들이 드라마에서도 죽는 것으로 결말이 났다. 작가분들이 그런 부분과도 가능하면 맞을 수 있도록 고려를 한 것으로 보인다"라고 생각을 전했다.
'기황후'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