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5일 박근혜 대통령과의 한·미 정상회담 직후 예정된 공동 기자회견에서 여객선 '세월호' 침몰에 대한 애도의 뜻을 표할 것으로 24일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이날 "오바마 대통령이 두 딸을 둔 아버지로서 세월호 피해자 가족을 진심으로 위로하고 싶어한다"며 "공식 일정 중에 애도의 뜻을 표현할 것 같다"고 말했다.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일정상 서울에서 적절히 애도의 뜻을 표시하는 계기가 있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한국 체류 일정이 짧은 데다 전남 진도군이나 경기 안산의 현장 방문은 유가족이나 수색 활동에 오히려 폐를 끼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한 것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25일 낮 한국에 온 뒤 곧바로 청와대에서 간단한 공식환영식을 갖고 1시간가량 정상회담을 할 예정이다. 박 대통령 취임 후 오바마 대통령이 한국에 오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대통령은 공동 기자회견 뒤 청와대에서 1시간 반 정도 업무 만찬을 한다.

주 수석은 "이번 정상회담에서는 글로벌 동맹으로 진화하고 있는 한·미 동맹의 발전 방향, 최근 북한의 핵실험 위협 관련 동향을 포함한 북핵·북한 문제, 그리고 동북아 정세 등에 대한 전략적 차원의 논의가 이뤄질 계획"이라며 "북핵 위협에 대처하여 빈틈없는 대북 공조를 확인하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했다. 두 정상은 박 대통령의 '통일 대박론'과 드레스덴 연설을 바탕으로 한 한반도 통일 문제에 대해서도 논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정상회담에서는 오바마 대통령의 방한을 계기로 환수된 문화재 9점의 정식 인수 행사도 있을 예정이다.

한·미 양국은 1897년 대한제국 성립 당시 특별 제작된 국새 '황제지보'와 '수강태황제보' 등 9개의 인장을 이번에 한국으로 반환하는 데 합의했다. 이 국새와 인장은 6·25 전쟁 때 북한군의 덕수궁 약탈 과정에서 분실됐다.

오바마 대통령은 26일 한·미 양국의 경제인을 초청해서 조찬 간담회를 한 뒤 한·미 연합사에서 연합 방위력에 대한 브리핑을 들을 예정이다. 또 용산 전쟁기념관과 경복궁 방문도 검토하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은 역대 미국 대통령 중 한국을 가장 많이 방문(4회)한 대통령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