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 사소한 민원을 구청에 넣어도 담당 부서를 찾는 데 수십 분이 걸리고, 담당자를 찾아서 통화를 하는 데는 거의 30분이 걸린다. 막상 민원을 제기하면 자기가 담당이 아니라고 출장 중인 담당자가 돌아오면 전해주겠다 하고 무성의함을 보인다.
동네 치킨집에서 새벽에 몰래 폐식용유를 하수구에 버리는 것을 목격한 지 몇 년이 되었다. 이웃이고 생업이 관련된 일이라서 서로 눈치만 보고 있던 차에, 기름이 찌든 하수구 뚜껑에 어르신 한 분이 미끄러질 뻔한 것을 보고 구청에 민원을 제기했다. 처음엔 환경위생과라고 하여 한참 경위를 얘기하니 다른 부서 소관이라고 또 돌려준다. 오폐수처리과라며 받은 공무원은 사정을 듣더니 현장에 나와 볼 시간이 없으니 그 업소에 전화를 한 통 넣겠단다. 그러면서 민원을 넣은 나를 만나보겠다고 했다. 화가 나서 전화번호를 알려주고 먼저 그 업소와 해결을 본 뒤에 연락하라고 했다. "같은 이웃이라서 서로 얼굴을 붉힐 수도 있어 그렇다"는 얘길 해도 그 업소를 음해하는 듯한 민원인인 양 취급해서 기분이 나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