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침몰 당시 마지막 순간까지 구명조끼를 양보하면서 승객을 대피시키다 숨진 승무원 박지영(여·22)씨의 빈소에 '대한민국 국민' 명의로 익명의 화환이 배달됐던 것으로 밝혀졌다.
지난 18일 오전 10시 30분쯤 고(故) 박지영씨 분향소가 차려졌던 전남 목포 한국병원 장례식장 제2의전실에 발신인이 '대한민국 국민'인 화환이 배달됐다.
화환에는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라는 문구만 적혀 있었다.
고인의 이모부 김모(61)씨는 '뉴스1'과 인터뷰에서 "오전에 배달원이 꽃을 가지고 왔는데 익명이라 누가 보낸 거냐고 붙잡고 물어보니 익명의 국민이 보냈다고 하더라"며 "꽃집에 전화해서 확인해 달라고 했는데 꽃집에서도 '보내신 분 요청으로 알려드릴 수 없다'고 했다"고 말했다.
김씨는 "가족 모두 너무 슬프고 힘들지만 국민이 지영이에게 관심을 가져주셔서 힘이 난다"고 했다.
박씨의 시신은 지난 19일 오전 11시40분쯤 인천 인하대병원에 안치됐다.
유족들은 세월호 선사인 청해진해운과 장례절차 등을 논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수원과학대학은 이날 인하대 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유족에게 명예졸업장을 전달키로 했다.
2011년 이 학교 산업경영학과에 입학한 고인은 홀어머니와 여동생과 생활하며 생계를 책임지기 위해 휴학계를 냈다.
2012년 청해진해운에 입사한 고인은 세월호 침몰 당시 마지막까지 "대피하라"는 안내 방송을 했고, 구명조끼를 학생들에게 전해주며 끝까지 승객 구조에 최선을 다하다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에서 구조된 안산 단원고 김모(17)양은 "박씨가 3층엔 구명조끼가 없어 4층에서 구명조끼를 던져줬다"며 "그때 언니는 안 입느냐고 물어보니 '선원들은 맨 마지막이다. 너희 친구들 다 구해주고 나중에 난 나갈게'라고 했고, 언니를 본 건 그게 마지막이었다"고 말했다.
입력 2014.04.20. 13:54업데이트 2014.04.20. 1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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