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가 침몰한 진도 인근 맹골수도(孟骨水道)는 전라남도 진도군 조도면 맹골도와 거차도 사이에 있는 길이 약 6km, 폭 약 4.5km의 해역으로 해운업계에서도 험하기로 소문난 곳이다. 밀물과 썰물이 6시간 주기로 바뀌는 만큼 ‘명량대첩’으로 유명한 남해 울돌목 다음으로 조류가 빠르다. 안개도 자주 끼며 물살이 빠를 때에는 최대 6노트(약 시속 11km)까지 이르기 때문에 어민들도 조업을 꺼리고 해운업계의 안전운항 규정에도 맹골수도 내 항로는 ‘위험 항로’로 지정돼 있다.

그럼에도 이 수도는 황해에서 남해로 나가는 지름길이자 해상 교통의 요충로여서 여객선과 대형 선박이 하루에도 평균 수백척씩 지나가고 있다.

해운업계에서는 이준석(69) 선장이 이런 맹골수도를 지나면서 입사한 지 5개월된 3등 항해사에게 조타수를 맡긴 것에 대해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을 보고 있다. 해운업계 주요 회사들의 운항 규정에 따르면 선박이 맹골수도로 운항할 때는 선장이 반드시 회사로 보고한 후 선교(브릿지)에서 당직 항해사와 함께 있어야 한다. 회사 측은 이를 선교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를 통해 확인하도록 되어있다. 하지만 세월호에서는 이런 안전절차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았다. 한 해운업계 관계자는 "위험한 맹골수도에서 초보항해사에게 운항을 맡긴 선장의 무책임함과 회사의 허술한 안전관리가 세월호 침몰의 원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