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이보고 진정 좀 하라고 전해줘."
한화 이글스 외국인 타자 펠릭스 피에(29)가 또 다시 기행을 저질렀다. 관중은 물론, 팀 동료와 상대 선수들 그리고 심판까지도 어리둥절하게 만든 장면. 팀을 위한 행동이었지만, 오히려 더 어수선한 분위기를 만들고 말았다.
16일 광주 기아챔피언스필드에서 열린 한화-KIA전. 4-6으로 뒤지던 KIA의 4회말 공격 때 한화 선발 클레이가 선두타자 백용환에게 좌전안타를 맞은 데 이어 브렛 필도 볼넷으로 내보냈다. 무사 1, 2루의 위기 상황. 그런데 이때 갑자기 중견수를 맡고 있던 피에가 2루 쪽으로 천천히 달려왔다. 한화 내야 수비진과 벤치는 당황했다. 피에의 몸에 뭔가 이상이 생긴 것인 줄 알고, 통역과 트레이너가 그라운드로 뛰어나왔다. 유격수 송광민과 2루수 정근우 그리고 2루심을 맡고 있던 이기중 심판까지도 피에를 향해 무슨 일이냐고 물었다.
하지만 피에는 고개를 절래절래. 그냥 계속 걸어와 잔디가 깔린 내야까지 들어왔다. 그리고는 통역을 불러 뭔가 말을 하며 마운드에 선 클레이를 손으로 가리켰다. 그리고는 또 아무렇지도 않은 듯이 뒤를 돌아 터벅터벅 자신의 수비 위치로 돌아갔다. 모두를 당황하게 만든 장면이다.
알고보니 피에는 투수 클레이가 안타와 볼넷으로 동점 주자까지 내보내자 "진정하라"는 말을 하기 위해 내야까지 달려온 것이었다. 통역에게는 "클레이한테 괜찮으니까 진정하고 던지라고 전해달라"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식으로 외야수가 경기를 일시적으로 중단시키면서까지 내야로 들어와 투수에게 말하는 경우는 한국 프로야구에서는 나온 적이 없다. 보통 마운드에 선 투수가 흔들리면 포수나 코치가 나와 안정을 시킨다. 가끔은 이런 과정에서 내야 수비진이 전부 마운드 근처로 모이는 장면도 나오는데, 이는 감독의 고유 권한이다. 감독이 정식으로 타임을 요청하고 선수들을 소집한 경우다. 이때도 외야수들이 내야까지 들어오지는 않는다.
결국 피에의 행동은 너무나 승부욕이 강해 벌어진 해프닝. 그런데 이는 엄연히 규정을 어긴 것이다. 결국 최수원 주심은 한화 벤치에게 주의를 줬다. 피에가 '경기 스피드업 규정'을 어겼다는 이유다. 대기 심판으로 이 장면을 지켜본 이계성 심판 위원은 "생전 처음 보는 일이다. 외야수가 갑자기 투수를 진정시키겠다고 경기를 중단하고 원활한 진행을 방해하는 건 프로에서는 있을 수 없다"고 했다.
올시즌 대회요강의 '경기 스피드업 규정' 1조 8항에는 '경기가 진행되는 상황에서 야수가 불필요하다고 인정되는 타임을 요구할 때 심판위원은 불응해야 한다'로 돼 있다. 피에가 갑자기 내야로 뛰어오는 바람에 한화 통역까지 그라운드로 나오면서 경기가 일시적으로 중단됐다. 때문에 최 주심은 불필요한 타임으로 스피드업을 저해했다고 판단해 한화 벤치에게 주의를 준 것이다.
결과적으로 피에의 행동은 팀에 큰 도움이 되지 못했다. 벤치는 주의를 받았고, 이후 클레이도 김민우에게 희생번트로 1사 2, 3루를 허용한 뒤 이대형에게 1타점 내야땅볼, 이종환에게 또 중전 적시타를 맞아 6-6 동점을 허용하고 말았기 때문이다.
그런데 피에의 '기행'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시범경기 초반에 타석에 들어서면서 심판과 상대 포수의 다리를 배트로 툭툭 건드리는 행동을 했다. 이에대해 피에는 "메이저리그에서 상대 포수와 주심을 존중하는 의미로 하는 인사법이다. 나 역시 인사의 의미로 한 것일 뿐"이라고 했다. 하지만 이는 오해의 소지가 많았다. 결국 한화 코치진이 피에에게 "한국에서는 통하지 않으니 하지 말라"고 조언했고, 피에는 곧 이 행동을 중단한 바 있다.
광주=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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