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스터, 나이팅게일
문광기 지음|김영사|308쪽|1만2000원
문광기씨는 남자 간호사다. 대기업에 다니며 결혼을 앞두고 중국으로 여행을 떠난 것이 지금 하는 일의 계기가 됐다. 감기 때문에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워졌을 때, 한 미국인 간호사가 그에게 해열진통제를 건넸다. 그 간호사는 자신의 일을 "일부러 남을 돕는 일을 찾지 않아도 일 자체가 남을 돕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중국에 다녀온 뒤 문씨는 회사에 사표를 내고 간호대학에 편입했다.
꿈꾸던 미래가 대기업은 아니라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이 책에 "이제 남 보기에 좋은 삶을 위한 시간은 보내지 않겠다. 좋아하는 일을 함으로써 진정으로 삶을 사랑하고 스스로에게 당당해지는 것, 그 열정과 에너지가 나에게, 또 타인에게 줄 수 있는 최고의 선물이 아닐까?"라고 썼다.
남들보다 뒤늦게 간호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사연과 그 후의 삶을 담았다. 그리고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면서 그는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다고 확인한다. 임종을 앞둔 한 환자가 건네준 메모는 지금도 간직하고 있다. "더 큰 집을 갖고, 더 나은 직업을 갖고, 더 많은 권력을 누리는 모습을 보여주려고 내 본연의 모습을 부정하며 살았던 거야. 결국 죽음을 앞두고 이렇게 후회할 줄이야.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 정말 내가 원하는 삶을 살았더라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