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김정은 노동당 제1비서가 비행기를 타고 지방을 방문한 모습이 처음으로 공개됐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2일 김정은이 “인민군 연합부대 지휘관들의 백두산 지구 혁명전적지 답사행군이 성과적으로 끝났다는 보고를 받고 1일 현지에서 그들을 만나 고무·격려했다”면서 “(김정은이) 삼지연비행장에 도착했다”고 보도했다.
노동신문은 이날 2면에 김정은이 양강도 삼지연 비행장에 도착한 고려항공 여객기에서 검은색 코트를 입고 왼쪽에 서류가방을 낀 채 비행기에서 내려오는 모습을 찍은 사진을 게재했다.
김정은이 그동안 지방 방문 때 비행기를 이용한다는 첩보는 있었지만 북한 매체가 사진을 직접 공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앞서 김정은은 단거리로켓 발사 하루 전인 지난달 15일 김정은이 세스나로 추정되는 경비행기를 타고 발사지인 원산을 방문했던 것으로 전해졌으나 정부는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힌 바 있다.
김정은이 비행기 이용 모습이 공개된 것은 아버지인 김정일이 지방 현지시찰이나 해외방문 때 열차만 고집한 것과 대비돼 주목된다.
김정일은 2000년부터 작년 8월까지 모두 8번 방중(訪中)하면서 늘 방탄 설비가 된 특별열차를 이용했고, 2001년 러시아 모스크바 방문 때는 24일간 기차를 탔다.
이 때문에 김정일이 방중할 때 북중 양국은 주변 철도·도로를 폐쇄하는 등 삼엄한 경계를 펼쳤고, 교통통제로 불편을 겪은 중국인들이 인터넷에 불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를 두고 김정일이 납치나 폭발 등 테러에 대한 불안감 때문에 상대적으로 경호에 유리한 열차를 선호했다는 주장과 함께 “김정일이 고소공포증으로 비행기를 타지 못한다”는 이야기도 나왔다.
반면 김정은은 어린 시절 스위스 유학 경험이 있는 만큼 김정일과 달리 비행기 탑승에 익숙한 것으로 보인다. 또 젊고 자유분방한 성격 때문에 해석과 함께 배짱있고 개방적인 젊은 지도자라는 점을 부각시키 위한 전략이라는 분석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