태평양 한이봉 변호사

'변호사' 하면 흔히 법정 안의 달변가를 연상한다. 하지만 법무법인 태평양 M&A 팀장인 한이봉(50) 변호사는 16년째 법원·검찰에 간 적이 없다. 대형 로펌엔 한 변호사처럼 법원·검찰에 갈 일이 없는 기업 자문 변호사들이 절반을 넘는다. 그중 거래 규모가 방대한 M&A는 기업 자문의 꽃으로 불린다.

"M&A 자문은 말 그대로 '종합 코디네이터'라고 보면 됩니다."

먼저 거래 구조를 짜기 위해 기업을 법률적인 관점에서 실사하고, 계약서를 직접 작성해 협상 내용을 시나리오별로 짠다. 계약이 체결되고 나면 각종 인·허가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변호사 몫이다.

"협상할 땐 피가 마르죠. 협상은 늘 상대방이 있는 거라서 내 것만 챙기려고 하면 협상이 절대 성립되지 않습니다. 우리가 양보했을 때 무엇을 얻어올 것인지 계속 '주고받는' 연습을 해야 하죠." 그는 M&A 전문가를 꿈꾸는 후배들에게 "우아하게 떠 있는 백조도 물 아래에선 열심히 물질을 하고 있다"며 "힘들다고 중도 포기하지 말고, 길게 보고 내공을 쌓으라"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