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표재민 기자] 시청률 나눠 먹기 경쟁을 펼치고 있는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이 방송 시간대를 두고 눈치 싸움이 치열하다. 먼저 시작해 시청자들을 선점해 높은 시청률을 가져가겠다는 지상파 3사의 욕심이 불붙으면서 오후 4시 30분에 전파를 타는 과열 경쟁이 벌어지고 있다.
현재 KBS 2TV ‘해피선데이’, MBC ‘일밤’, SBS ‘일요일이 좋다’는 무려 3시간 동안 방송되고 있다. 지난 해까지만 해도 오후 5시 20분께 방송됐던 이 세 프로그램은 시청률 엎치락뒤치락 경쟁을 하게 되면서 방송 시간대가 점점 앞당겨지고 있다.
세 프로그램이 공식적으로 방송을 시작하는 시간은 오후 4시 50분께이지만 이보다 20분 빠른 4시 30분에도 방송이 되기도 한다. 여기에는 ‘일밤’이 독보적인 시청률 1위를 하던 지난 해 상반기와 분위기가 달라졌기 때문.
‘해피선데이’ 코너인 ‘슈퍼맨이 돌아왔다’, ‘1박2일’, ‘일밤’의 코너인 ‘아빠 어디가’와 ‘진짜 사나이’, ‘일요일이 좋다’의 코너인 ‘K팝스타’와 ‘런닝맨’이 모두 시청률에서 크게 우위를 점하고 있는 게 없어 조금이라도 빨리 방송을 시작하려는 3사의 경쟁이 엿가락 늘어나듯 방송 시간대가 조정되고 있는 배경이다.
방송 시간대가 늘어나면서 코너별로 1시간 30분을 넘기는 것은 기본. 때문에 3시간이 넘는 시간 동안 예능프로그램이 전파를 타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 같은 늘어난 방송 시간은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요인이 되고 있다. 3사 가릴 것 없이 코너들이 압축하는 묘미 없이 질질 끄는 듯한 인상을 풍기기도 한다.
한 지상파 방송사의 관계자는 최근 OSEN에 “한 프로그램이 3시간 동안 전파를 타는 것은 전세계 방송사를 통틀어 한국 뿐일 것”이라면서 “이 같은 과열 경쟁은 프로그램의 경쟁력을 떨어뜨리는 이유가 되고 있다. 드라마가 과열 경쟁을 막기 위해 시간대 조정을 했듯이 지상파 3사가 일요일 오후 예능프로그램 시간대도 협의점을 찾을 필요가 있을 것 같다”고 지적했다.
KBS, MBC, S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