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백악관 그만두면 안 돼?"
낸시앤 드팔(DeParle) 미 백악관 전(前) 부비서실장이 출근하려고 하자, 그의 아들 니키가 이렇게 물었다. 2011~2013년 드팔은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였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진두지휘했던 실무 총책임자였다. 드팔은 "백악관은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출근하면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회의가 이어지는 곳"이라고 했다.
당시 드팔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바마는 드팔의 아들을 백악관 집무실로 초대해 '왜 자신이 엄마를 조금 더 붙잡아 둘 수밖에 없는지' 설명했다.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가 백악관 직원들의 '육아 환경 개선'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말리아와 사샤 두 딸의 아버지인 오바마는 취임 이후 유급 육아 휴가를 늘리고 어린이집 운영을 확대하는 등 백악관 직원들의 '육아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 그래서 백악관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의 입' 제이 카니 대변인은 여덟 살 난 딸의 학교 연극에 참관하기 위해 14일 오전에 잡혀 있던 5개 회의에 빠졌다. 2년 전에도 그는 열두 살 아들의 학교 연극을 보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 순방에 따라나서지 않았다.
두 아이의 엄마인 베시 스티븐슨 경제 자문위원은 13일 오전에 집에서 아픈 아이를 돌보고 오후 출근했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올 때에도 '임의로 육아 휴가를 쓸 수 있다'는 조건을 못 박았다. 그는 "휴일도 없이 24시간씩 일할 수 있는 사람만 뽑으면, 백악관은 '관점(perspective)'을 잃는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