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백악관 그만두면 안 돼?"

낸시앤 드팔(DeParle) 미 백악관 전(前) 부비서실장이 출근하려고 하자, 그의 아들 니키가 이렇게 물었다. 2011~2013년 드팔은 오바마 행정부의 최대 과제 중 하나였던 '오바마케어(건강보험개혁법)'를 진두지휘했던 실무 총책임자였다. 드팔은 "백악관은 매일 아침 6시 30분에 일어나 출근하면 아침 7시 30분부터 저녁 8시 30분까지 회의가 이어지는 곳"이라고 했다.

당시 드팔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에게 이 이야기를 들려줬다. 오바마는 드팔의 아들을 백악관 집무실로 초대해 '왜 자신이 엄마를 조금 더 붙잡아 둘 수밖에 없는지' 설명했다.

버락 오바마(왼쪽) 미 대통령이 2011년 10월 낸시앤 드팔 당시 백악관 부비서실장의 아들인 니키를 백악관 집무실로 초대해서 이야기를 나누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의 주요 화두 가운데 하나가 백악관 직원들의 '육아 환경 개선'이라고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말리아와 사샤 두 딸의 아버지인 오바마는 취임 이후 유급 육아 휴가를 늘리고 어린이집 운영을 확대하는 등 백악관 직원들의 '육아 스트레스'를 덜어주기 위해 애썼다. 그래서 백악관 분위기도 달라지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백악관의 입' 제이 카니 대변인은 여덟 살 난 딸의 학교 연극에 참관하기 위해 14일 오전에 잡혀 있던 5개 회의에 빠졌다. 2년 전에도 그는 열두 살 아들의 학교 연극을 보기 위해 오바마 대통령 순방에 따라나서지 않았다.

두 아이의 엄마인 베시 스티븐슨 경제 자문위원은 13일 오전에 집에서 아픈 아이를 돌보고 오후 출근했다. 그는 백악관에 들어올 때에도 '임의로 육아 휴가를 쓸 수 있다'는 조건을 못 박았다. 그는 "휴일도 없이 24시간씩 일할 수 있는 사람만 뽑으면, 백악관은 '관점(perspective)'을 잃는다"고 했다.